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3

계유년 정월 열이렛날 진 한림 화와 함께 임 수재 원간의 집에서 밤에 마시고 크게 취하다癸酉孟春十七日。與陳翰林澕夜飮林秀才元幹家大醉。林君請觀長篇律詩走筆。予使陳公唱韻賦之。文不加點。不容一瞥。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80자 · 낭독 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凍派潺湲出。春風料峭寒。得年顔欲改。感物意難安。烘炭初嫌烈。凉衫漸近單。柳纔擡眼綠。桃未吐唇丹。水漫魚游樂。林暄鳥語歡。良辰此莫勝。佳會古猶難。飮幸松亭靜。吟從樺燭殘。酒踰雲液酌。饌勝菊英餐。漸欲天爲幕。何占日上竿。高情穿月脇。逸思跨風翰。酩酊甘杯釂。功名任印刓。靑衫猶寸祿。白髮尙微官。不分碧紗護。知非黃土團。假如千日醉。曷賽一生酸。歲月留難絆。神仙夢亦干。紅塵猶啄腐。丹鼎未呑丸。悵望壺天路。空沈陸海瀾。得君欣且服。行已正而端。失意曾遺甑。除官忽夢棺。予心甁苦窄。子意海何寬。忝作雙飛鶴。來尋五色鸞。直須披肺腑。愼勿覓痕瘢。話舊膓先斷。論交淚已汍。隋珠無處售。趙璧有誰看。賤子便丘壑。朗君長綺紈。心憐淸似水。言喜臭如蘭。睡魄驅還泥。詩源倒欲乾。知音如不聽。流水爲誰彈。

언 물결이 졸졸 흘러나오고 봄바람은 쌀쌀하게 차네 나이를 먹어 얼굴이 바뀌려 하고 사물에 느꺼워 마음 편하기 어렵네 피운 숯은 처음엔 너무 세다 싫더니 서늘한 적삼은 점점 홑것에 가깝네 버들은 겨우 푸른 눈을 들었고 복사는 아직 붉은 입술을 토하지 않았네 물이 불어 고기 노는 것이 즐겁고 숲이 따스해 새 소리가 기쁘네 좋은 철이 이보다 나을 수 없고 아름다운 모임은 예로부터 오히려 어렵네 마심은 다행히 솔 정자가 고요하고 읊음은 화촉이 스러지도록 따르네 술은 운액(雲液)보다 나은 것을 따르고 안주는 국화 꽃잎 밥보다 낫네 점점 하늘을 장막 삼고자 하니 어찌 해가 장대에 오른 것을 헤아리랴 높은 정은 달 옆구리를 뚫고 뛰어난 생각은 바람 날개에 걸터앉네 곤드레만드레 잔 비우기를 달게 여기고 공명은 인끈이 닳도록 맡겨 두네 푸른 적삼에 아직 한 치 녹이요 흰머리에 여전히 낮은 벼슬이네 푸른 깁으로 감싸 줄 줄은 몰랐고 누런 흙덩이가 아님을 아네 설령 천 날을 취한들 어찌 한평생의 시큼함을 갚으랴 세월은 붙들어도 매어 두기 어렵고 신선은 꿈에서도 범해 보네 붉은 티끌에서 아직 썩은 것을 쪼고 단정(丹鼎)의 알약은 삼키지 못했네 서글피 호천(壺天) 길을 바라보고 부질없이 뭍바다 물결에 잠기네 그대를 얻어 기쁘고 또 탄복하니 몸가짐이 바르고 단정하네 뜻을 잃고 일찍이 시루를 버렸고 벼슬을 받고는 문득 관을 꿈꾸었네 내 마음은 병처럼 몹시 좁은데 그대 뜻은 바다처럼 어찌 그리 너른가 외람되이 쌍으로 나는 학이 되어 오색 난새를 찾아왔네 바로 폐부를 헤쳐 보일 것이지 삼가 흠집을 찾지는 마세 옛일을 말하니 창자가 먼저 끊어지고 사귐을 논하니 눈물이 이미 흐르네 수후의 구슬은 팔 곳이 없고 조나라 구슬은 뉘라서 보아 주랴 천한 나는 골짜기가 편하고 낭군은 길이 비단옷일세 마음은 물처럼 맑아 사랑스럽고 말은 난초처럼 향기로워 기쁘네 졸음은 몰아내도 도로 진창이 되고 시의 근원은 기울여 마르려 하네 지음(知音)이 만일 듣지 않는다면 「유수(流水)」를 뉘 위해 타랴

협주 5

是日無韻書。陳君直唱。故音無次第。

이날 운서가 없어 진군이 곧바로 불렀다. 그래서 운의 차례가 없다.

陳近者以公事免官。

진군은 근래 공사(公事)로 벼슬에서 물러났다.

還資入翰林。

자급을 회복하여 한림원에 들어왔다.

指言林君。

임군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林君相門子也。

임군은 재상 집안의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