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3

임군이 또 서린 소나무를 그린 병풍으로 고시를 청하기에 다시 진군에게 운을 부르게 하여 짓다林君又以畫盤松屛風。請古詩走筆。復使陳君唱韻賦之。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33자 · 낭독 1.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昔渡江南驚浪如飛雪。萬壑崩騰雷電裂。舟隨浪高下。中有一龍屹。起來相齒其頭其角我細看。過眼俄然還復滅。龍欲屈如弓。松欲硬如鐵。松不硬似無骨。龍不屈似無血。今看此松無奈似箇形。曲腰橫脇昂伏雲浪千年穴。賴我當年尋水仙。備歷蓬島金銀闕。不覩龍安知松。掀髥奮鬣欲走還蹶蹶。汝是眞龍寧向此中蟠。好待桃花水張春三月。

옛날 강남을 건널 때 놀란 물결이 나는 눈 같았고 만 골짜기가 무너지듯 솟구쳐 우레와 번개가 찢는 듯했네 배는 물결 따라 오르내리는데 그 가운데 용 하나가 우뚝했네 일어나 그 머리와 뿔을 마주 견주며 내 자세히 보았는데 눈을 스치더니 문득 다시 스러졌네 용은 굽기를 활같이 하려 하고 솔은 굳기를 쇠같이 하려 하네 솔이 굳지 않으면 뼈가 없는 듯하고 용이 굽지 않으면 피가 없는 듯하네 이제 이 솔을 보니 어쩌면 그 모양과 같아 허리를 굽히고 옆구리를 가로놓아 천 년 묵은 구름 물결의 굴에서 쳐들고 엎드렸네 다행히 내가 그해에 물속 신선을 찾아 봉래섬 금은 궁궐을 두루 겪었네 용을 보지 않고서야 어찌 솔을 알랴 수염을 쳐들고 갈기를 떨쳐 달리려다 도로 자빠지려 하네 너는 참 용이니 어찌 이 속에 서리어 있으랴 복사꽃 물 불어나는 삼월 봄을 잘 기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