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5

현 상인이 복숭아를 보내 주기에 시로 사례하다玄上人饋桃。以詩謝之。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87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君不見方朔食桃何大卑。空被西母稱偸兒。我今不偸亦不乞。坐致堆盤光陸離。雪之以黍嚼更淸。不唯解䬼堪解酲。手攜目翫尤愛處。被酒佳人頰半赬。報乏瓊瑤深自愧。但祝爾壽三千載。更看此菓還一熟。饋及饞翁聊復再。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동방삭이 복숭아를 먹은 것이 어찌 그리 비루한가 부질없이 서왕모에게 도둑이라 불렸네 나는 이제 훔치지도 빌지도 않았는데 앉은 자리에 쟁반 가득 빛이 어른어른하네 기장 가루를 뿌려 씹으니 더욱 맑아 체증만 푸는 것이 아니라 숙취도 풀 만하네 손에 들고 눈으로 즐기며 가장 사랑스러운 데는 술 취한 미인의 뺨이 반쯤 붉은 듯한 빛일세 갚을 옥이 없어 깊이 스스로 부끄러우니 다만 그대의 수명이 삼천 년이기를 빌 뿐 이 열매가 다시 한 번 익는 것을 보아 게걸스러운 늙은이에게 또 한 번 보내 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