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 관기가 부채와 먹을 준 것을 차운하여 사례하다次韻謝皇甫管記贈扇墨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寶箑珍煤價並翔。緘封開了帶仙香。薰風共簸淸誰勝。大地同磨限莫量。已遣江山歸潤色。更驅塵壒祓飄揚。應將烏漆成瓊玖。想把金刀剪雪霜。擎弄正知雙手重。攜搖偏得一襟凉。但緣衰病稽趨謝。不敏端宜畧買羊。
보배로운 부채와 진귀한 먹은 값이 나란히 오르니 봉함을 열자 신선의 향기를 띠었네 훈풍과 함께 부치면 맑기를 뉘 이기랴 대지와 함께 갈면 끝을 헤아릴 수 없네 이미 강산으로 하여금 윤색을 얻게 하고 다시 티끌을 몰아 날려 쫓아내네 응당 검은 옻으로 아름다운 옥을 이루었고 금칼을 잡아 눈서리를 오려 낸 듯하네 받들어 놀리니 두 손이 무거운 줄 알겠고 들고 부치니 유독 한 옷깃이 서늘하네 다만 늙고 병들어 달려가 사례함이 늦었으니 민첩하지 못한 나는 마땅히 양이라도 사서 바쳐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