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러분과 명월사에 놀다與寮友諸君。遊明月寺。
荒榛撥難開。石徑少平曠。下馬行且顚。折我三尺杖。幽鼯不慣人。拱立形惘惘。飢虎爾莫嘷。忠信吾是仗。木末得招提。架屋依巖嶂。何人命其名。明月以標榜。欲將月澄心。豈爲月可望。丈室高於樓。逈壓蒼海廣。舊聞天難昇。忽已在天上。水色遠逾白。霜練鋪一樣。陰雲與霽霞。頃刻千萬狀。大舶點波心。麽若輕𩿨漾。寄語漁舟子。着意好搖槳。將爾閑遊形。入我詩比况。嗟予醉簿書。久矣負淸賞。到郡侵二年。尙未此閑訪。今朝駕言來。大副夙心想。請君更留連。此是天所餉。
거친 덤불을 헤쳐도 열기 어렵고 돌길엔 평평하고 트인 데가 적네 말에서 내려 걷다가 자빠져 내 석 자 지팡이가 부러졌네 그윽한 날다람쥐가 사람에 익지 않아 팔짱 낀 듯 서서 모습이 멍하네 굶은 범아 너는 울지 마라 나는 충신(忠信)을 의지하노라 나무 끝에 절을 얻었으니 집을 얽어 바위 봉우리에 기댔네 누가 그 이름을 지었는가 명월(明月)로 간판을 삼았네 달로써 마음을 맑히려 함이지 어찌 달을 바라볼 수 있어서랴 방장이 누각보다 높아 멀리 푸른 바다의 넓음을 누르네 예로부터 하늘은 오르기 어렵다 들었는데 문득 이미 하늘 위에 있네 물빛은 멀수록 더욱 희어 서리 같은 흰 비단을 편 한 모양일세 그늘진 구름과 갠 놀이 잠깐 사이에 천만 가지 모양이네 큰 배가 물결 한가운데 점을 찍으니 작기가 가벼운 갈매기가 일렁이는 듯하네 고깃배 사공에게 이르노니 마음 두어 노를 잘 저으라 네 한가히 노니는 모습을 내 시의 견줌에 넣으리라 아 나는 문서에 취하여 오래도록 맑은 감상을 저버렸네 고을에 온 지 두 해가 되어 가도록 아직 이렇게 한가히 찾지 못했네 오늘 아침 수레를 몰아 오니 오랜 마음의 생각에 크게 맞네 그대에게 청하노니 다시 머무르세 이것은 하늘이 보내 준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