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스무닷새 선법사 주지가 전별 자리를 베풀어 부르고 시를 청하다七月二十五日。善法寺堂頭設餞見邀。乞詩。
初秋暑熱尙如火。徹屋炎光乾裂瓦。我居湫隘無可奈。但嚼渠渠居大廈。紵衫流汗慵閑坐。薤簟膠身嫌久臥。忽聞碧眼特邀我。出郭徐驅果下馬。傍樹崎嶇踏落菓。幽禽飛起驚人唾。已看黃稻蝦鬚嚲。更見斑瓜狸首亞。穿雲撥霧度平野。遙望靑靑山一朶。靑山之曲款精舍。金碧樓高光激射。吾師戒行高天下。十笏房中方解夏。許容吾輩恣遊冶。坦率風襟如子寡。百罰深盃吾豈怕。園蔬野菜酒堪佐。醉中狂態誰復罵。終日叫呼喉不嗄。初來但欲暫偸暇。美景漸佳如啖蔗。如予被詔朝天者。如此名山無幾過。更坐殷勤傾數斝。淸風郞月眞無價。憑師愼勿爲燃樺。我本卜晝不卜夜。况師不以毛皮迓。留之不惡歸亦可。臨行一笑何須謝。
초가을 더위가 아직 불 같아 집을 뚫는 불볕이 기와를 말려 갈라지게 하네 내 사는 곳이 낮고 좁아 어찌할 수 없어 다만 「높다란 큰 집에 산다」는 구절만 씹네 모시 적삼에 땀이 흘러 한가히 앉기도 게으르고 부들자리가 몸에 붙어 오래 눕기도 싫네 문득 푸른 눈의 스님이 특별히 나를 부른다는 말을 듣고 성을 나서 과하마(果下馬)를 천천히 몰았네 나무 곁 험한 길에서 떨어진 열매를 밟고 그윽한 새가 날아올라 사람이 침 뱉는 소리에 놀라네 이미 누런 벼가 새우 수염처럼 늘어진 것을 보고 다시 얼룩 참외가 삵 머리처럼 버금가는 것을 보네 구름을 뚫고 안개를 헤쳐 넓은 들을 지나 멀리 푸르디푸른 산 한 떨기를 바라보네 청산 굽이에 아담한 정사가 있어 금빛 푸른빛 누각이 높아 빛이 쏘아 대네 우리 스님은 계행이 천하에 높은데 열 홀(笏)만 한 방에서 이제 하안거를 풀었네 우리들이 마음껏 놀도록 허락하시니 거리낌 없는 풍모가 그대만 한 이가 적네 백 번 벌주 깊은 잔인들 내 어찌 겁내랴 동산 채소 들나물이 술안주로 넉넉하네 취중의 미친 짓을 뉘 다시 꾸짖으랴 온종일 부르짖어도 목이 쉬지 않네 처음 올 땐 다만 잠깐 틈을 훔치려 했더니 아름다운 경치가 점점 좋아 사탕수수를 씹는 듯하네 나처럼 조서를 받아 조정으로 가는 사람은 이런 이름난 산을 몇 번 지나지 못하리 다시 앉아 은근히 몇 잔을 기울이니 맑은 바람 밝은 달이 참으로 값이 없네 스님께 청하노니 삼가 화촉을 켜지 마소서 나는 본디 낮을 점칠 뿐 밤을 점치지 않네 하물며 스님이 겉모양으로 맞이하지 않으시니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고 돌아가는 것도 좋네 떠나며 한 번 웃을 뿐 어찌 사례하랴
협주 1
上聲
상성(上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