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5

칠월 스무닷새 선법사 주지가 전별 자리를 베풀어 부르고 시를 청하다七月二十五日。善法寺堂頭設餞見邀。乞詩。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45자 · 낭독 2.5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初秋暑熱尙如火。徹屋炎光乾裂瓦。我居湫隘無可奈。但嚼渠渠居大廈。紵衫流汗慵閑坐。薤簟膠身嫌久臥。忽聞碧眼特邀我。出郭徐驅果下馬。傍樹崎嶇踏落菓。幽禽飛起驚人唾。已看黃稻蝦鬚嚲。更見斑瓜狸首亞。穿雲撥霧度平野。遙望靑靑山一朶。靑山之曲款精舍。金碧樓高光激射。吾師戒行高天下。十笏房中方解夏。許容吾輩恣遊冶。坦率風襟如子寡。百罰深盃吾豈怕。園蔬野菜酒堪佐。醉中狂態誰復罵。終日叫呼喉不嗄。初來但欲暫偸暇。美景漸佳如啖蔗。如予被詔朝天者。如此名山無幾過。更坐殷勤傾數斝。淸風郞月眞無價。憑師愼勿爲燃樺。我本卜晝不卜夜。况師不以毛皮迓。留之不惡歸亦可。臨行一笑何須謝。

초가을 더위가 아직 불 같아 집을 뚫는 불볕이 기와를 말려 갈라지게 하네 내 사는 곳이 낮고 좁아 어찌할 수 없어 다만 「높다란 큰 집에 산다」는 구절만 씹네 모시 적삼에 땀이 흘러 한가히 앉기도 게으르고 부들자리가 몸에 붙어 오래 눕기도 싫네 문득 푸른 눈의 스님이 특별히 나를 부른다는 말을 듣고 성을 나서 과하마(果下馬)를 천천히 몰았네 나무 곁 험한 길에서 떨어진 열매를 밟고 그윽한 새가 날아올라 사람이 침 뱉는 소리에 놀라네 이미 누런 벼가 새우 수염처럼 늘어진 것을 보고 다시 얼룩 참외가 삵 머리처럼 버금가는 것을 보네 구름을 뚫고 안개를 헤쳐 넓은 들을 지나 멀리 푸르디푸른 산 한 떨기를 바라보네 청산 굽이에 아담한 정사가 있어 금빛 푸른빛 누각이 높아 빛이 쏘아 대네 우리 스님은 계행이 천하에 높은데 열 홀(笏)만 한 방에서 이제 하안거를 풀었네 우리들이 마음껏 놀도록 허락하시니 거리낌 없는 풍모가 그대만 한 이가 적네 백 번 벌주 깊은 잔인들 내 어찌 겁내랴 동산 채소 들나물이 술안주로 넉넉하네 취중의 미친 짓을 뉘 다시 꾸짖으랴 온종일 부르짖어도 목이 쉬지 않네 처음 올 땐 다만 잠깐 틈을 훔치려 했더니 아름다운 경치가 점점 좋아 사탕수수를 씹는 듯하네 나처럼 조서를 받아 조정으로 가는 사람은 이런 이름난 산을 몇 번 지나지 못하리 다시 앉아 은근히 몇 잔을 기울이니 맑은 바람 밝은 달이 참으로 값이 없네 스님께 청하노니 삼가 화촉을 켜지 마소서 나는 본디 낮을 점칠 뿐 밤을 점치지 않네 하물며 스님이 겉모양으로 맞이하지 않으시니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고 돌아가는 것도 좋네 떠나며 한 번 웃을 뿐 어찌 사례하랴

협주 1

上聲

상성(上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