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6

태학의 네 분이 화답하기에 다시 앞의 운을 써서 각각 답하다 — 한 대박大學韓大博昌綏,尹學正復圭,崔學諭宗裕,皇甫學諭琯見和。復用前韻各答。 韓大博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26자 · 낭독 1.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昔年龍榜共題名。一幅賜牋霞鬪赤。曲江吟快綠波春。瓊苑宴酣明月夕。同年盛集古猶無。婦女貪觀皆罷織。當時桃李幾枝在。在者尙皆憔悴色。廻首舊遊渾一夢。三十四年如電激。鬢斑面皺不須嗟。算却行年餘半百。我方老綴詞臣尾。病樹粗蘇春露滴。君亦才除博士官。酸寒未免靑衫客。遲君踵到法從聯。瓦礫始驚珠在側。

그해 용방(龍榜)에 함께 이름을 적었고 한 폭 내리신 종이가 노을과 붉기를 다투었네 곡강에서 읊기가 상쾌하던 푸른 물결의 봄이요 경원(瓊苑)에서 잔치가 무르익던 밝은 달밤일세 동년의 성대한 모임은 예로부터 없던 일이라 아낙들이 보기를 탐하여 다 베 짜기를 그쳤네 그때의 복사와 오얏이 몇 가지나 남았는가 남은 이들도 다 초췌한 빛일세 옛 놀이를 돌아보니 온통 한바탕 꿈이라 서른네 해가 번개가 치듯 지났네 살쩍이 얼룩지고 얼굴이 주름졌다고 탄식할 것 없네 나이를 헤아리면 쉰을 넘겼으니 나는 이제 늙어 사신(詞臣)의 꼬리에 붙었으니 병든 나무가 봄 이슬 방울에 겨우 되살아난 격이네 그대 또한 겨우 박사 벼슬에 임명되어 시고 찬 푸른 적삼 나그네를 면치 못했네 그대가 뒤따라 시종의 반열에 이르기를 기다리니 기왓조각이 비로소 곁에 구슬이 있음에 놀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