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7

십이월에 보안현(保安縣) 이 진사 한재(翰材)의 집으로 옮겨 붙어 살며, 향교의 여러 유생이 술을 들고 와 위로한 것을 사례하여 자리에서 짓다十二月。移寓保安縣李進士翰材家。謝鄕校諸生携酒來慰。坐上作。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80자 · 낭독 0.8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孤身一間屋。方寸萬端愁。無人肯相顧。園鹿以爲儔。不意靑衿生。憐我白首囚。各挈一壺酒。其酒旨且柔。老儒飮量淺。爲子覆瓊舟。始知同門生。恩義亮綢繆。感之不可道。唯有涕如流。百世庇弟子。遙感吾師丘。

외로운 몸에 한 칸 집이요 한 치 마음에 만 가지 시름이네 돌아보아 주는 이 없어 동산의 사슴을 벗으로 삼았네 뜻밖에 푸른 옷깃의 유생들이 흰머리 죄수인 나를 가엾이 여겨 저마다 한 병 술을 들고 왔네 그 술이 맛있고 부드럽네 늙은 선비는 주량이 얕으나 그대들을 위해 옥 같은 잔을 비우네 이제야 알겠네 같은 문하의 유생들은 은혜와 의리가 참으로 촘촘한 줄을 감격함을 말할 수 없어 오직 눈물이 흐를 뿐이네 백대에 제자를 감싸 주시니 멀리 스승이신 공구(孔丘)께 감격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