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서 붓 가는 대로 써서, 이 첨사(詹事) 등 여러 분이 큰 자리를 베풀어 위로해 준 것을 사례하다坐上走筆。謝李詹事等諸公大設筵見慰。
我是銀臺仙。流落天之涯。所指竟何處。蒼濤何渺瀰。賈誼謫長沙。屈平作湘纍。古賢皆尙爾。天也非人爲。矧予妄庸者。見逐固其宜。但此羸病質。瘴毒安可支。預愁豹脚蚊。咬啖無休時。暫留瀕海縣。方待順風吹。鬱鬱坐空舍。靡日不攢眉。旅食尙未給。況堪索酒巵。此邑富才彥。英英鸞鳳姿。與人許意氣。緩急同欣悲。及聞老從臣。非罪見流離。華堂開綺宴。風調侈京師。杯斟碧玉醑。坐列紅裙兒。我飮鯨吸川。滿酌何曾辭。胸中百不平。一旦坦而夷。此恩何以報。臠割膚與肌。予生不能報。當以後嗣貽。子子至孫孫。天地以爲期。
나는 은대(銀臺)의 신선이었는데 하늘 끝으로 떠돌아 떨어졌네 가리키는 곳이 마침내 어디인가 푸른 물결이 어찌 이리 아득한가 가의(賈誼)는 장사(長沙)로 귀양 갔고 굴평(屈平)은 상수(湘水)의 죄인이 되었네 옛 어진 이도 다 그러했으니 하늘이 한 일이지 사람이 한 것이 아니네 하물며 나는 망령되고 용렬한 자라 쫓겨남이 참으로 마땅하네 다만 이 여위고 병든 몸이 장기(瘴氣)의 독을 어찌 견디랴 미리 시름하네 표범 다리 모기가 쉴 새 없이 물어뜯을 것을 잠시 바닷가 고을에 머물러 순한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네 답답하게 빈집에 앉아 하루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날이 없네 나그네 밥도 아직 대지 못하는데 하물며 술잔을 찾을 수 있으랴 이 고을엔 재주 있는 이가 많아 빼어나기가 난새와 봉황의 자태네 남과 사귐에 의기를 허락하고 급하고 느슨한 일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네 늙은 시종 신하가 죄 없이 귀양 온 것을 듣고는 화려한 집에 비단 잔치를 열었으니 풍류가 서울보다 사치스럽네 잔에는 푸른 옥 같은 술을 따르고 자리엔 붉은 치마의 아이들이 벌였네 나는 고래가 냇물을 들이켜듯 마시니 가득 따른 잔을 어찌 사양했으랴 가슴속의 온갖 불평이 하루아침에 평탄해졌네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으랴 살갗과 살을 저며 낸들 다하랴 내 살아서 갚지 못하면 마땅히 뒷자손에게 물려주리 아들의 아들에서 손자의 손자까지 천지로써 기약을 삼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