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7

또 판에 걸린 유 학사의 시에 차운하여 주지 스님에게 주다又次板上庾學士韻。贈住老比丘。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84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逐客不妨山寺遊。朅來寬我心中憂。道人眼碧眉覆額。坐穴藜床今幾秋。笑予不早掛冠去。其於防身智莫周。俛首不答顔已厚。白汗如瀉紛難收。幽泉泠泠舂石齒。晴雪漼漼落松頭。山中信美無由留。出門欲去增添愁。

쫓겨난 나그네도 산사에서 노는 것은 거리낄 것 없으니 와서 마음속 시름을 누그러뜨리네 도인은 눈이 푸르고 눈썹이 이마를 덮었으니 명아주 평상에 앉아 구멍을 낸 지 몇 해인가 내가 일찍 갓을 걸고 떠나지 않은 것을 웃으며 몸을 지키는 데는 지혜가 두루 미치지 못했다 하네 머리를 숙이고 답하지 못하니 낯이 이미 두꺼운데 흰 땀이 쏟아지듯 흘러 어지러이 거두기 어렵네 그윽한 샘은 졸졸 돌 이빨을 찧고 갠 날의 눈은 우수수 솔 끝에서 떨어지네 산속이 참으로 아름다우나 머무를 길이 없어 문을 나서 떠나려니 시름만 더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