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7

십이월 스무엿샛날 위도로 들어가려 배를 띄우다十二月二十六日。將入猬島泛舟。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20자 · 낭독 1.2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是日將入島。以保安諸公大設祖筵。予醉倒。不覺乘舟。半夜至中流。睡中微聞舟人喧言。舟將覆舟將覆。卽驚起。酌酒祈天。因大哭一聲。未幾。浪息風回。風又極順。俄頃至甲君臺。距島無幾里。自此篙工等目予曰。此翁天所扶護。不可輕也云。

이날 섬으로 들어가려는데 보안의 여러분이 전별 자리를 크게 베풀었다. 나는 취해 넘어져 배에 오른 것도 몰랐다. 한밤에 물 가운데에 이르러, 잠결에 뱃사람들이 「배가 뒤집히려 한다, 배가 뒤집히려 한다」고 떠드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다. 곧 놀라 일어나 술을 따라 하늘에 빌고, 이어 크게 한 번 곡했다. 얼마 안 되어 물결이 자고 바람이 돌더니 바람이 또 몹시 순해져, 잠깐 사이에 갑군대(甲君臺)에 이르렀다. 섬과의 거리가 몇 리 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사공들이 나를 가리켜 「이 늙은이는 하늘이 붙들어 지키는 이니 가벼이 볼 수 없다」고 하였다.

협주 1

幷序

서를 아우른다.

半夜舟人久困風。醉中驚起訴天公。靈胥有意今方驗。退却孤臣一哭中。

한밤에 뱃사람들이 오래 바람에 시달리기에 취한 가운데 놀라 일어나 하늘에 하소연했네 영서(靈胥)에게 뜻이 있음을 이제야 겪어 보니 외로운 신하의 한 번 곡하는 소리에 물러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