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7

돌아간 승선(承宣) 최종번(崔宗蕃)을 뒤늦게 곡하다追哭故承宣崔宗蕃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74자 · 낭독 1.7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庚寅十一月二十一日。予南流。是日交友崔承宣卒。至宿亭聞訃。未暇爲詩哭之。明年還京輦。於文字間。偶見所署姓字。惻然傷心。以詩追哭。

경인년 십일월 스무하룻날 나는 남쪽으로 귀양 갔다. 이날 벗인 최 승선이 세상을 떠났다. 묵는 역정에 이르러 부고를 들었으나 시를 지어 곡할 겨를이 없었다. 이듬해 서울로 돌아와 글 사이에서 우연히 그가 서명한 성과 이름을 보고, 서글피 마음이 아파 시로써 뒤늦게 곡한다.

협주 1

幷序

서를 아우른다.

交分嘗投密。芳塵幸獲陪。予曾流瘴海。君亦向仙臺。行到孤亭宿。方聞遠訃來。未成金鼎用。先折玉林材。伊昔深論契。同時又被災。死生雖異矣。患故殆幾哉。奄忽天扃逝。倉皇驛道催。我躬猶不恤。當日未遑哀。舊蹟今還覩。悲腸不奈摧。涕淫飄似霰。聲放殷於雷。無復開懷抱。將誰擧酒杯。知音今已喪。空恨鼻墁堆。

사귄 정분이 일찍이 도타웠고 꽃다운 자취를 다행히 모실 수 있었네 나는 장기(瘴氣) 서린 바닷가로 귀양 갔고 그대는 또한 신선의 누대로 갔네 가다가 외딴 역정에 묵을 때 비로소 멀리서 온 부고를 들었네 금 솥의 쓰임을 이루지 못하고 옥 숲의 재목이 먼저 꺾였네 옛날 깊이 사귐을 말했고 같은 때에 또 재앙을 입었네 죽고 사는 것은 비록 다르나 근심과 연고는 거의 같지 않았던가 홀연히 하늘 문으로 떠나셨고 나는 다급히 역길을 재촉했네 내 몸도 돌보지 못하여 그날은 슬퍼할 겨를도 없었네 옛 자취를 이제 다시 보니 슬픈 창자가 꺾이는 것을 어찌하랴 눈물이 흘러 싸락눈처럼 흩날리고 소리를 놓으니 우레보다 크네 다시는 회포를 열 길 없으니 장차 누구와 술잔을 들랴 지음(知音)을 이제 잃었으니 부질없이 코끝의 흙손질을 한하네

협주 1

予與公結四人交契。

나는 공과 네 사람이 사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