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경과 소재도량(消災道場)의 음찬시 — 임금의 명에 응하여 짓다. 대장경도량 음찬시大藏經及消災道場音讚詩。應制。 大藏經道場音讚詩
1첫째 수
殘寇虛張菜色軍。吾皇專倚玉毫尊。若敎梵唱如龍吼。寧有胡兒不鹿奔。藏海微言融乳酪。叢林深旨辨風幡。法筵未罷狼煙散。萬戶安眠亦佛恩。
남은 도적이 굶주린 낯빛의 군사를 헛되이 벌였는데 임금은 오로지 부처의 옥호(玉毫)에 의지하시네 범패 소리를 용의 울음같이 하게 한다면 어찌 오랑캐가 사슴처럼 달아나지 않으랴 장경 바다의 미묘한 말은 젖과 타락처럼 녹아들고 총림의 깊은 뜻은 바람인가 깃발인가를 가리네 법회가 끝나기 전에 봉화 연기가 흩어지리니 만 집이 편히 자는 것도 부처의 은혜네
2둘째 수
胡虜磨牙劇吠庬。餘涎還欲播南江。休煩鐵甲千軍禦。須仗金身十力降。竺域三乘如鎭輾。周家九鼎孰能扛。梵筵今日方心禱。戰鼓何人更手摐。
오랑캐가 이를 갈며 삽살개보다 심하게 짖더니 남은 침을 다시 남쪽 강에 뿌리려 하네 쇠갑옷 입은 천 군사로 막느라 번거로울 것 없고 모름지기 금빛 몸의 열 가지 힘에 기대어 항복받으리 천축의 삼승(三乘)이 눌러 굴리는 듯하니 주나라의 아홉 솥인들 누가 들 수 있으랴 오늘 법회에서 바야흐로 마음으로 비니 어느 누가 다시 손으로 싸움북을 치랴
3셋째 수
才喜殘胡折翼東。雁門還有犯關戎。玉霄負扆勞宸慮。金殿拈香禮梵雄。覺月淨涵三藏海。禪源彌暢一搥風。六天環繞森兵衛。蹴踏氈裘定掃空。
남은 오랑캐가 동쪽에서 날개 꺾인 것을 겨우 기뻐했더니 안문(雁門)에 또 관문을 범하는 오랑캐가 있네 하늘 아래 병풍을 등지고 임금의 생각이 고달프시어 금 전각에서 향을 사르고 부처께 예를 올리시네 깨달음의 달이 삼장(三藏)의 바다에 맑게 잠기고 선(禪)의 근원이 한 번 치는 방망이 바람에 더욱 트이네 여섯 하늘이 둘러싸 지키는 군사가 삼엄하니 털옷 입은 무리를 짓밟아 반드시 쓸어 없애리
4넷째 수
拒轍胡雛不足鞭。神兵八部擁檀筵。如來藏裏無非寶。衲子琴中勿用絃。大地震傳龍象吼。洪溟傾洗犬羊羶。官軍奏凱朝天後。千載昇平第一年。
수레바퀴를 막는 오랑캐 새끼는 채찍질할 것도 없으니 팔부(八部)의 신병이 단향 자리를 옹위하네 여래의 곳간 속에는 보배 아닌 것이 없고 납자(衲子)의 거문고에는 줄을 쓰지 않네 큰 땅이 흔들려 용과 코끼리의 울음을 전하고 넓은 바다가 기울어 개와 양의 누린내를 씻네 관군이 개선을 아뢰고 조회한 뒤에는 천 년 태평의 첫해가 되리
5다섯째 수
費盡謀籌計國肥。不如憑仗梵雄慈。暫勞玉體千千拜。行作蘿圖萬萬期。佛與舌長宣海藏。祖傳心密寄風槌。太平在眼誰先見。已倚功山正築基。
꾀와 셈을 다 써서 나라를 살찌우려 해도 부처의 자비에 기대는 것만 못하네 잠시 옥체를 수고로이 하여 천 번 절하시면 장차 나라의 터전이 만만년을 기약하리 부처는 긴 혀를 주어 바다 같은 장경을 펴시고 조사(祖師)는 은밀한 마음을 전해 바람 같은 방망이에 부치네 태평이 눈앞에 있음을 누가 먼저 보랴 이미 공덕의 산에 기대어 바로 터를 쌓고 있네
6여섯째 수
象步繩繩盡竺卿。赭袍親降鳳墀迎。空王藏密金龍啓。老衲歌高石女賡。照水月爲千佛鑑。滿天霞是一人誠。須知國祚山難轉。已倚熏功辦太平。
코끼리 걸음으로 줄지어 온 이가 다 천축의 경(卿)들이라 붉은 곤룡포를 입으시고 몸소 봉황 뜰에 내려와 맞으시네 공왕(空王)의 감추어진 곳간을 금빛 용이 열고 늙은 납자의 높은 노래를 돌 여인이 잇네 물에 비친 달은 천 부처의 거울이 되고 하늘에 가득한 노을은 한 사람의 정성이네 알아야 하리 나라의 운수는 산도 굴리기 어려운 것을 이미 향불의 공덕에 기대어 태평을 마련하네
7일곱째 수
吾皇覬沐覺皇慈。黃屋親臨講梵儀。千指繙經殊勝力。萬家高枕太平期。雲隨帀步浮龍衮。風入談筵鼓塵麾。不用金城橫百雉。人天競集築邦基。
임금이 부처의 자비에 목욕하기를 바라시어 누른 수레 덮개를 하시고 몸소 법회에 임하시네 천 손가락이 경을 뒤치니 뛰어난 힘이요 만 집이 베개를 높이 하니 태평을 기약하네 구름은 두르는 걸음을 따라 용무늬 곤룡포에 뜨고 바람은 설법 자리에 들어 먼지떨이를 흔드네 쇠성에 백 겹 성가퀴를 벌일 것 없으니 사람과 하늘이 다투어 모여 나라의 터를 쌓네
8여덟째 수
玉仗前頭象步騰。菊裳禪子椹袍僧。舌根覆地翻三藏。鼻孔遼天揭一燈。導去宸誠香穗直。含來瑞景日華昇。梵音似有神交唱。兵已深苞國大興。
옥 의장 앞머리에 코끼리 걸음이 오르니 국화빛 옷의 선자(禪子)와 오디빛 도포의 중이네 혀뿌리가 땅을 덮어 삼장을 뒤치고 콧구멍이 하늘에 닿아 등불 하나를 드네 임금의 정성을 이끌어 가니 향 연기가 곧고 상서로운 빛을 머금어 오니 햇발이 오르네 범패 소리에 신이 함께 부르는 듯하니 군사는 이미 깊이 감추어지고 나라가 크게 일어나리
9아홉째 수
八部交參御仗排。千函新自海宮來。龍顏稽顙三歸切。佛鑑臨頭一念廻。道韻直生無孔笛。梵音連震不雲雷。靈臺夜奏胡星落。諜騎朝傳虜氣摧。
팔부가 서로 섞여 임금의 의장에 벌였는데 천 함의 경이 새로 바다 궁에서 왔네 임금의 얼굴이 이마를 조아리니 삼귀의(三歸依)가 간절하고 부처의 거울이 머리에 임하니 한 생각이 돌아오네 도의 운치는 곧바로 구멍 없는 피리에서 나고 범패 소리는 잇달아 울리니 구름 없는 우레네 영대(靈臺)에서 밤에 아뢰기를 오랑캐 별이 떨어졌다 하고 첩자의 기병이 아침에 전하기를 오랑캐 기운이 꺾였다 하네
10열째 수
筵用檀成賁殿堂。鉢從雲擲萃緇黃。經翻藏海探龍寶。談揭禪林嚼祖香。統國一人親稽首。等空千佛揔廻光。旋敎四境風塵靜。辦作三韓日月長。
자리는 단향으로 꾸며 전당을 빛내고 바리때는 구름을 좇아 던져지니 검은 옷 누른 옷이 모였네 경을 뒤쳐 장경 바다에서 용의 보배를 찾고 이야기를 들어 선림에서 조사의 향을 씹네 나라를 거느린 한 사람이 몸소 머리를 조아리니 허공 같은 천 부처가 모두 빛을 돌리네 이내 사방 지경의 바람과 티끌을 고요하게 하고 삼한의 해와 달을 길게 마련하리
11열한째 수
淨筵才展鉢飛來。龍象叢中振法雷。敎海波從今日暢。祖林花勝去年開。願輪已與天同轉。覺鑒何憂月不廻。朝種善根堪暮穫。三韓慶算可涯哉。
깨끗한 자리를 겨우 펴자 바리때가 날아오고 용과 코끼리의 무리 가운데 법의 우레를 떨치네 가르침 바다의 물결은 오늘부터 트이고 조사 숲의 꽃은 지난해보다 낫게 피네 서원의 바퀴가 이미 하늘과 함께 구르니 깨달음의 거울에 달이 돌아오지 않을까 무엇을 근심하랴 아침에 심은 착한 뿌리를 저녁에 거둘 만하니 삼한의 경사스러운 셈에 끝이 있으랴
12열두째 수
香幢寶蓋挾階陳。熏範今年斗頓新。自是一人親屈體。端知八部露呈身。法音雷作連空震。御步天旋遶佛巡。願轂輾廻無礙鑒。眞風吹作太平春。
향 당기와 보배 일산이 섬돌을 끼고 벌였으니 향불의 법식이 올해는 갑자기 새롭네 한 사람이 몸소 몸을 굽히시니 팔부가 몸을 드러내 나타냈음을 참으로 알겠네 법의 소리가 우레가 되어 하늘에 잇달아 울리고 임금의 걸음이 하늘처럼 돌아 부처를 둘러 도시네 서원의 바퀴통이 굴러 걸림 없는 거울로 돌아오니 참된 바람이 불어 태평한 봄을 이루네
13열셋째 수
王殿年年佛事精。吾君今日痛輪誠。琅函霧濕龍擎到。檀席風生象踏行。敎海珠探如意寶。祖家燈續自心明。一聲梵㖵千災散。倭寇區區不足平。
대궐에서 해마다 불사가 정성스러웠는데 임금은 오늘 더욱 지극히 정성을 굴리시네 옥 함은 안개에 젖어 용이 받들어 이르고 단향 자리엔 바람이 일어 코끼리가 밟고 가네 가르침 바다에서 구슬을 찾으니 여의보(如意寶)요 조사 집의 등불을 이으니 제 마음이 밝네 한 소리 범패에 천 가지 재앙이 흩어지니 자잘한 왜구쯤은 평정할 것도 없네
14열넷째 수
形勝新開白玉京。江山王氣擁明堂。更憑佛力金城固。寧畏胡雛鐵騎強。龍手捧來三藏寶。祖心傳續百燈光。頑戒自却蒼生活。都在吾皇一瓣香。
빼어난 형세에 백옥 같은 서울을 새로 열었으니 강산의 왕기가 명당을 둘러쌌네 다시 부처의 힘에 기대니 쇠성이 굳건한데 어찌 오랑캐 새끼의 굳센 철기를 두려워하랴 용의 손이 삼장의 보배를 받들어 오고 조사의 마음이 백 등불의 빛을 이어 전하네 완악한 무리가 절로 물러가고 뭇 백성이 살아나는 것이 모두 임금의 한 조각 향에 달렸네
협주 1
此一首。移都年所著。
이 한 수는 도읍을 옮기던 해에 지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