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8

대장경과 소재도량의 음찬시 — 임금의 명에 응하여 짓다. 소재도량, 앞과 같은 시大藏經及消災道場音讚詩。應制。 消災道場同前詩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5 · 한자 280자 · 낭독 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첫째 수

乾象頻愆帝慮兢。香泥塗地演眞乘。神通杵下靈風襲。敎令輪中怒電騰。若借光明尋放焰。有何災沴不消氷。六天鑒照無羅隔。四海悎安似鏡澄。

하늘의 형상이 자주 어그러져 임금의 생각이 조심스러우니 향 진흙을 땅에 발라 참된 가르침을 펴시네 신통한 방망이 아래 신령한 바람이 엄습하고 교령(敎令)의 바퀴 속에 성난 번개가 오르네 만약 광명을 빌려 불꽃을 놓는다면 어떤 재앙인들 얼음처럼 녹지 않으랴 여섯 하늘이 비추어 보아 가린 그물이 없으니 사해가 편안하여 거울처럼 맑네

2둘째 수

虜吻流涎已足懲。乾文見謫又何徵。天心似水雖難測。佛力如山信可憑。神呪光明增熾盛。胡兵氣勢旋摧崩。太平自古先多難。感變吾君道復興。

오랑캐 입에서 침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이미 징계할 만한데 하늘 무늬에 꾸짖음이 보이니 또 무슨 조짐인가 하늘의 마음은 물 같아 헤아리기 어려우나 부처의 힘은 산 같아 참으로 기댈 만하네 신령한 주문의 광명이 더욱 치성하니 오랑캐 군사의 기세가 이내 꺾여 무너지리 태평은 예로부터 먼저 어려움이 많았으니 변고에 감응하시어 임금의 도가 다시 일어나리

3셋째 수

謫見珠躔喻象頻。憂形玉色礪精新。梵筵未放拈香手。御眼親瞻遶火身。鐵捧金拳揮似電。氈裘鐻耳碎爲塵。楡關按堵連千里。松麓深根跨萬春。

구슬 같은 별자리에 꾸짖음이 보여 조짐을 자주 깨우치니 근심이 옥 같은 낯빛에 드러나 정신을 새로 가다듬으시네 법회에서 향 잡은 손을 놓지 않으시고 임금의 눈으로 몸소 불을 두른 몸을 우러르시네 쇠 방망이와 금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 번개 같으니 털옷 입고 귀고리 한 무리가 부서져 티끌이 되리 유관(楡關)이 편안해 천 리에 잇닿고 솔 기슭에 뿌리가 깊어 만년 봄에 걸치리

4넷째 수

爲壓星祅便却戎。梵筵移自淨居宮。香泥結界熏儀盛。蒼海凌波怒像雄。釋虎咆咻聲正厲。胡雛瑟縮氣先窮。欲知頃刻災消去。烈火光中片雪融。

별의 요사를 누르고 곧 오랑캐를 물리치려고 법회를 정거궁(淨居宮)에서 옮겨 왔네 향 진흙으로 경계를 맺으니 향불의 의식이 성대하고 푸른 바다 물결을 넘는 성난 형상이 씩씩하네 부처의 범이 으르렁대니 소리가 참으로 매섭고 오랑캐 새끼는 움츠러들어 기운이 먼저 다하네 잠깐 사이에 재앙이 사라지는 것을 알고자 하는가 세찬 불빛 속에서 조각 눈이 녹는 것이네

5다섯째 수

沙羅密藏足威光。一粒靈丹勝萬兵。火焰像前宣梵呪。金剛拳下眼魔精。高山共峙熏功就。朗月同懸慧鑑明。彈指未終災旋散。羶戎掃地立澄淸。

사라(沙羅)의 비밀한 곳간이 위엄 있는 빛이 넉넉하니 한 알의 신령한 단약이 만 군사보다 낫네 불꽃 같은 형상 앞에서 범어 주문을 펴고 금강의 주먹 아래 마귀의 정기를 노려보네 높은 산과 함께 우뚝하니 향불의 공덕이 이루어지고 밝은 달과 함께 걸리니 지혜의 거울이 밝네 손가락을 튀기기도 전에 재앙이 곧 흩어지고 누린내 나는 오랑캐를 땅을 쓸어 없애고 맑음이 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