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선배가 큰 선사를 곡한 시에 차운하다 — 서를 아우른다次韻康先輩哭丈大禪帥幷序
1서
予道友華岳寺住老大禪師惠文。入寂已久。晚聞其訃。方欲爲詩哭之。適見康先輩某哭弔師之門人湛伊大士之作。次韻贈伊師。
나의 도반인 화악사(華岳寺) 주지 대선사 혜문(惠文)이 입적한 지 이미 오래인데 나는 늦게야 그 부고를 들었다. 바야흐로 시를 지어 곡하려 하던 차에, 마침 강 선배 아무개가 스님의 문인인 담이(湛伊) 대사를 조문한 작품을 보고 차운하여 이 스님에게 준다.
2첫째 수
南北睽離各慘然。夢魂猶斷一涯天。崔君早問玄臺路。劉子還尋碧落仙。師復繼俎經脫袴。我唯相憶擘開蓮。茶毗阿那靑山畔。名逐風飛骨化煙。
남과 북으로 어긋나 헤어져 각기 참담하니 꿈속 넋마저 하늘 한 끝에서 끊어지네 최군은 일찍이 저승길을 물었고 유자도 벽락(碧落)의 신선을 찾아갔네 스님도 뒤이어 바지를 벗듯 몸을 벗었고 나는 오직 연꽃을 쪼개듯 서로 생각할 뿐이네 푸른 산 기슭 어디에서 다비했는가 이름은 바람 따라 날고 뼈는 연기가 되었네
협주 1
師所與交。崔承宣宗蕃,劉大司成沖基也。
스님과 사귄 이는 최 승선 종번(宗蕃)과 유 대사성 충기(沖基)이다.
3둘째 수
閱過人生獨湛然。一輪明月朗秋天。遠師胡祖傳心佛。時逐吾儕作酒仙。堂上想看拈起杖。鉢中誰復呪生蓮。爲憐孤冢無碑表。一紙空留數點煙。
인생을 다 겪고도 홀로 맑고 고요하여 한 바퀴 밝은 달이 가을 하늘에 환했네 멀리 서역 조사의 마음 전한 부처를 스승 삼고 때로는 우리 무리를 좇아 술 신선이 되었네 마루 위에서 주장자를 들어 올리던 것을 그려 보고 바리때 속에 누가 다시 주문 외어 연꽃을 피우랴 외로운 무덤에 비석이 없는 것이 가여워 종이 한 장에 부질없이 몇 점 연기만 남기네
4셋째 수
賀我新篇尙宛然。未盈旬朔遽歸天。著鞭帥已先成佛。鍊藥吾猶未得仙。枯骨謾爲松下土。片心長似水中蓮。升堂幸有伊公在。齋夕心香不必煙。
나를 하례한 새 시가 아직 완연한데 열흘 한 달도 차기 전에 문득 하늘로 돌아갔네 채찍을 더한 스님은 이미 먼저 부처가 되었고 약을 달이는 나는 아직 신선이 되지 못했네 마른 뼈는 부질없이 솔 아래 흙이 되었으나 한 조각 마음은 길이 물속의 연꽃 같으리 마루에 오를 담이공이 다행히 있으니 재를 올리는 저녁엔 마음의 향이면 되지 연기는 필요 없네
협주 1
四月作賀拜相詩寄之。至六月化去。
사월에 정승 임명을 하례하는 시를 지어 부쳤는데 유월에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