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8

강 선배가 큰 선사를 곡한 시에 차운하다 — 서를 아우른다次韻康先輩哭丈大禪帥幷序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4 · 한자 218자 · 낭독 2.1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予道友華岳寺住老大禪師惠文。入寂已久。晚聞其訃。方欲爲詩哭之。適見康先輩某哭弔師之門人湛伊大士之作。次韻贈伊師。

나의 도반인 화악사(華岳寺) 주지 대선사 혜문(惠文)이 입적한 지 이미 오래인데 나는 늦게야 그 부고를 들었다. 바야흐로 시를 지어 곡하려 하던 차에, 마침 강 선배 아무개가 스님의 문인인 담이(湛伊) 대사를 조문한 작품을 보고 차운하여 이 스님에게 준다.

2첫째 수

南北睽離各慘然。夢魂猶斷一涯天。崔君早問玄臺路。劉子還尋碧落仙。師復繼俎經脫袴。我唯相憶擘開蓮。茶毗阿那靑山畔。名逐風飛骨化煙。

남과 북으로 어긋나 헤어져 각기 참담하니 꿈속 넋마저 하늘 한 끝에서 끊어지네 최군은 일찍이 저승길을 물었고 유자도 벽락(碧落)의 신선을 찾아갔네 스님도 뒤이어 바지를 벗듯 몸을 벗었고 나는 오직 연꽃을 쪼개듯 서로 생각할 뿐이네 푸른 산 기슭 어디에서 다비했는가 이름은 바람 따라 날고 뼈는 연기가 되었네

협주 1

師所與交。崔承宣宗蕃,劉大司成沖基也。

스님과 사귄 이는 최 승선 종번(宗蕃)과 유 대사성 충기(沖基)이다.

3둘째 수

閱過人生獨湛然。一輪明月朗秋天。遠師胡祖傳心佛。時逐吾儕作酒仙。堂上想看拈起杖。鉢中誰復呪生蓮。爲憐孤冢無碑表。一紙空留數點煙。

인생을 다 겪고도 홀로 맑고 고요하여 한 바퀴 밝은 달이 가을 하늘에 환했네 멀리 서역 조사의 마음 전한 부처를 스승 삼고 때로는 우리 무리를 좇아 술 신선이 되었네 마루 위에서 주장자를 들어 올리던 것을 그려 보고 바리때 속에 누가 다시 주문 외어 연꽃을 피우랴 외로운 무덤에 비석이 없는 것이 가여워 종이 한 장에 부질없이 몇 점 연기만 남기네

4셋째 수

賀我新篇尙宛然。未盈旬朔遽歸天。著鞭帥已先成佛。鍊藥吾猶未得仙。枯骨謾爲松下土。片心長似水中蓮。升堂幸有伊公在。齋夕心香不必煙。

나를 하례한 새 시가 아직 완연한데 열흘 한 달도 차기 전에 문득 하늘로 돌아갔네 채찍을 더한 스님은 이미 먼저 부처가 되었고 약을 달이는 나는 아직 신선이 되지 못했네 마른 뼈는 부질없이 솔 아래 흙이 되었으나 한 조각 마음은 길이 물속의 연꽃 같으리 마루에 오를 담이공이 다행히 있으니 재를 올리는 저녁엔 마음의 향이면 되지 연기는 필요 없네

협주 1

四月作賀拜相詩寄之。至六月化去。

사월에 정승 임명을 하례하는 시를 지어 부쳤는데 유월에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