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암거사(逸庵居士) 정군 분(奮)이 차를 부쳐 준 것을 사례하다謝逸庵居士鄭君奮寄茶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첫째 수
芳信飛來路幾千。粉牋糊櫃絳絲纏。知予老境偏多睡。乞與新芽摘火前。
꽃다운 소식이 몇천 리 길을 날아왔는가 흰 종이로 궤를 바르고 붉은 실로 묶었네 내가 늘그막에 유독 잠이 많은 줄 알고 한식 전에 딴 새 싹을 주었네
2둘째 수
官峻居卑莫我過。本無凡餉況仙茶。年年獨荷仁人貺。前年亦送。始作人間宰相家。
벼슬은 높으나 사는 것은 낮아 나를 넘을 이 없으니 본디 예사 음식도 없거늘 하물며 신선의 차이랴 해마다 홀로 어진 이의 선물을 입으니 지난해에도 보냈다 비로소 인간의 재상 집이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