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뉘우치다言悔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我性本訥言。庶幾無口過。昨日率爾言。我死誰伐者。有客笑而對。子語似未可。才俊世所稀。當憂伐者寡。子非異於人。所益無一箇。何必見代爲。俚唱宜無和。其言雖似訐。其意未大左。我悔前言失。起拜再三謝。
내 성품이 본디 말이 어눌하여 입의 허물이 없기를 바랐네 어제 무심코 말하기를 「내가 죽으면 누가 나를 기릴까」 하였네 어떤 손이 웃으며 대답하기를 「그대의 말은 옳지 않은 듯하오 재주 있는 이는 세상에 드무니 마땅히 기릴 이가 적음을 근심할 것이오 그대는 남과 다른 것이 아니고 보탬 되는 바가 하나도 없소 어찌 반드시 대신 지어 주기를 바라오 속된 노래에는 화답이 없는 것이 마땅하오」 하였네 그 말이 비록 들추어내는 듯하나 그 뜻이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네 나는 앞서 한 말의 잘못을 뉘우쳐 일어나 절하고 두세 번 사례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