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 대창(大倉) 진고(泥庫) 상량문乙酉年大倉泥庫上樑文
兒郞偉。有屋曰廩。實惟穀藏之源。在天爲星。蓋是庫樓之象。於國莫大。其制宜宏。我國家宅萬世之都。受四方之貢。知一日食之爲重。峙千斯倉以爲儲。水轉而泊岸者舟尾相銜。陸輸而亘路者車輪如織。取人也薄。雖公田什一而征。均地所生。尙歲計百千以數。然率多於露積。不奈幾於慢藏。無可奈何。姑息而已。恭惟聖上陛下政先富國。高貴便時。謂自昔已來。縱有圓囷方庾。作支久之計。莫如崇搆高墉。爰命有司。俾成不日。曳一木也。塵蔽百里。隳一石也。雷鳴萬山。經之營之。壯矣麗矣。爲功若此。雖公輸督墨無以加。容穀幾何。使隷首持籌莫能算。乃涓穀旦。將擧脩梁。敢揚七偉之聲。輒貢六方之頌。
어영차. 집으로서 곳집이라 하는 것은 실로 곡식을 갈무리하는 근원이요, 하늘에 있어서는 별이 되니 대개 고루(庫樓)의 형상이다. 나라에 이보다 큰 것이 없으니 그 제도가 마땅히 크고 넓어야 한다. 이 나라는 만세의 도읍에 자리 잡고 사방의 공물을 받으며, 하루의 먹을 것이 중한 줄을 알아 천 곳집을 세워 쌓아 둔다. 물길로 옮겨 언덕에 대는 배는 고물과 이물이 서로 물리고, 뭍으로 실어 길에 뻗친 수레는 바퀴가 베 짜듯 이어진다. 사람에게서 거두는 것은 박하여 비록 공전(公田)에서 열에 하나를 거둘 뿐이나, 땅에서 나는 것을 고르게 하니 오히려 한 해의 셈이 백천으로 헤아려진다. 그런데도 노적으로 쌓아 두는 것이 많아 갈무리를 소홀히 함에 가까우니 어찌할 도리가 없어 임시로 넘겨 왔을 뿐이다.
삼가 생각건대 성상 폐하께서는 정사에 나라를 넉넉하게 하는 것을 앞세우시고 높고 귀하심이 때에 편하시어, 예로부터 비록 둥근 곳집과 모난 곳집이 있었으나 오래 지탱할 계책을 삼기에는 높은 집과 높은 담을 세우는 것만 못하다 하시고, 이에 유사(有司)에게 명하여 며칠 안 되어 이루게 하셨다. 나무 하나를 끄는 데도 티끌이 백 리를 덮었고, 돌 하나를 굴리는 데도 우레가 만 산에 울렸다. 재고 다스리니 웅장하고 아름답다. 공역이 이러하니 비록 공수(公輸)가 먹줄을 잡고 감독한들 더할 것이 없고, 곡식을 얼마나 담는가는 예수(隷首)에게 산가지를 들게 한들 셈할 수 없다. 이에 좋은 날을 가려 장차 들보를 올리려 하니, 감히 「어영차」 하는 소리를 드날리고 문득 여섯 방위의 송(頌)을 올린다.
협주 1
誥院奉宣述
고원(誥院)에서 임금의 명을 받들어 지었다.
2동쪽
兒郞偉拋梁東。直指蒼龍角尾中。歲講春郊親籍禮。會看腐粟積陳紅。
어영차 들보를 동쪽으로 던지세 곧바로 창룡(蒼龍)의 뿔과 꼬리 가운데를 가리키네 해마다 봄 들에서 몸소 적전(籍田)의 예를 행하시니 묵은 곡식이 붉게 쌓여 썩는 것을 보게 되리
3서쪽
兒郞偉拋梁西。廻首平看華岳低。已懾罽賓饌象翠。更徵身毒貢犛犀。
어영차 들보를 서쪽으로 던지세 머리를 돌려 나란히 보니 화악(華岳)이 낮네 이미 계빈(罽賓)을 두렵게 하여 코끼리와 물총새 깃을 차리게 하고 다시 신독(身毒)을 불러 검은 소와 무소를 바치게 하리
4남쪽
兒郞偉拋梁南。正對嵩山王氣涵。欲識阜民歌詠洽。熏風解慍德遐覃。
어영차 들보를 남쪽으로 던지세 바로 숭산(嵩山)을 마주하니 왕기가 어렸네 백성을 넉넉하게 한 노래가 흡족함을 알고자 하는가 훈훈한 바람이 성냄을 풀어 주니 덕이 멀리 뻗치네
5북쪽
兒郞偉拋梁北。威服雁門編髮狄。莫問巍峨高幾何。積金至斗何曾極。
어영차 들보를 북쪽으로 던지세 안문(雁門)의 머리 땋은 오랑캐를 위엄으로 복종시키네 우뚝한 것이 얼마나 높은가 묻지 말라 쌓인 금이 북두에 이른들 어찌 끝이 있으랴
6위
兒郞偉拋梁上。蔽日韜霞高百丈。何患公田未稔豐。已將天庫侔宏壯。
어영차 들보를 위로 던지세 해를 가리고 노을을 감싸 높이가 백 길이네 공전이 잘 여물지 않을까 무엇을 근심하랴 이미 하늘의 곳간과 웅장함을 겨루네
7아래
兒郞偉拋梁下。更敞門閎容萬馬。流衍何須較海陵。方苞已聽歌固雅。
어영차 들보를 아래로 던지세 다시 큰 문을 넓게 열어 만 마리 말을 들이네 넘쳐 흐르는 것을 어찌 해릉(海陵)에 견줄 것 있으랴 모지게 싸인 것을 두고 이미 굳고 바르다는 노래를 듣네
伏願上梁已後。神明幽贊。福祿來成。天生時地生財。三農稔豐。男餘粟女餘布。萬姓阜安。府庫充盈。邦家鞏固云云。
삼가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뒤로는 신명이 그윽이 도와 복록이 와서 이루어지고, 하늘은 때를 내고 땅은 재물을 내어 세 가지 농사가 잘 여물며, 남자에게는 곡식이 남고 여자에게는 베가 남아 만백성이 넉넉하고 편안하며, 곳간이 가득 차고 나라가 굳건하기를 바랍니다.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