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9

진강후(晉康侯)의 집에서 임금의 수레를 맞을 때의 교방 치어와 구호晉康侯邸迎聖駕次。敎坊致語口號。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36자 · 낭독 2.4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치어

望天子氣。朱門洞闢於侯蕃。出玉宸居。黃傘徐移於輦路。父老猶喜及見。遐邇莫不胥讙。恭惟聖上陛下。睿哲自天。文章憲古。垂衣裳於化國。坐撫太平。誓帶礪於功臣。備加優禮。至許親臨於私第。欲爲罕有之榮觀。溫不至熱。涼不至寒。適仲春之紀候。句者盡達。甲者盡拆。方庶物之向榮。風伯淸塵。鑾輿戒道。降天仙於地上。屈帝座於人間。曲卷深閭。猶覩龍顔之表。長廊廣廡。摠成鷺序之場。錦障霞連。綵山雲疊。尋撞走索。傾九市以聳觀。擊石鳴絲。亘八街而齊聽。妾等逖聞盛事。來自淸都。與六虯之如飛。與百獸而率舞。越三韓二百餘載。方瞻感會之風雲。合五帝一千許年。願作游觀之日月。不勝延佇。敢進歌謠。

천자의 기운을 바라보니 제후의 집 붉은 문이 활짝 열리고, 옥 같은 대궐 거처에서 나오시니 누른 일산이 수레 길에 천천히 옮겨 갑니다. 늙은이들은 오히려 이를 보게 된 것을 기뻐하고 멀고 가까운 데서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성상 폐하께서는 슬기롭고 밝음이 하늘에서 나셨고 문장이 옛법을 본받으셨습니다. 교화된 나라에 옷자락을 드리우고 앉아 태평을 어루만지시며, 공신에게 띠와 숫돌로 맹세하시어 두터운 예를 더하셨습니다. 사삿집에 몸소 임하시기까지 허락하시어 드문 영광스러운 구경거리로 삼으셨습니다. 따뜻하되 덥지 않고 서늘하되 춥지 않으니 중춘(仲春)의 절후에 맞고, 굽은 싹이 다 트고 껍질 쓴 싹이 다 벌어지니 뭇 사물이 한창 무성해지려 합니다. 바람의 신이 티끌을 맑히고 임금의 수레가 길을 살피니, 하늘의 신선이 땅 위에 내려오고 천제의 자리가 인간 세상에 굽어드는 것입니다. 굽은 골목 깊은 마을에서도 오히려 용안의 모습을 뵙고, 긴 행랑 넓은 곁채가 모두 백로처럼 늘어선 반열의 마당이 되었습니다. 비단 장막은 노을처럼 이어지고 채색 산은 구름처럼 겹쳤습니다. 장대 타기와 줄타기에 아홉 저자가 기울어 우러러보고, 돌을 치고 줄을 울리는 소리가 여덟 거리에 뻗쳐 함께 들립니다. 저희는 멀리서 성한 일을 듣고 맑은 서울에서 왔습니다. 여섯 규룡이 나는 듯한 것과 함께하고 온갖 짐승과 더불어 춤춥니다. 삼한 이백여 해를 넘어 이제야 만나는 풍운을 우러러보고, 다섯 임금 일천 해쯤을 합하여 노닐며 구경하는 세월이 되기를 원합니다. 우러러 기다림을 이기지 못하여 감히 노래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