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9

성황(聖皇)께서 태묘(大廟)에 조향(朝享)하신 것을 기리는 송 — 서를 아우른다聖皇朝享大廟頌幷序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506자 · 낭독 5.2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臣伏覩聖上陛下某月某日朝享大廟。某日御儀鳳樓大赦。於是內外白衣諸生。序立闕庭。各進謠頌。仰歌聖德。臣以右拾遺扈從。親覩盛禮。臣本諸生。擬諸生所進。謹成聖皇朝享大廟頌一篇。但慙赧惶恐。不能自獻。庶有以達于天聽者。臣無任戰懼隕越之至云云。其詞曰。

신은 삼가 보건대 성상 폐하께서 아무 달 아무 날에 태묘에 조향하시고 아무 날에 의봉루(儀鳳樓)에 납시어 크게 사면하셨습니다. 이에 안팎의 흰옷 입은 여러 유생이 대궐 뜰에 차례로 서서 각기 노래와 송을 올려 우러러 성상의 덕을 노래하였습니다. 신은 우습유(右拾遺)로 호종하여 성대한 예를 몸소 보았습니다. 신은 본디 유생이었으므로 여러 유생이 올린 것에 견주어 삼가 「성황조향대묘송」 한 편을 지었습니다. 다만 부끄럽고 두려워 스스로 바치지 못하니 임금의 귀에 이르게 해 줄 이가 있기를 바랍니다. 신은 떨리고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운운. 그 말은 이러합니다.

협주 1

乙亥年

을해년이다.

2송

於穆聖皇。允文允虎。荷天眷命。受內禪于寧考。繼明炤臨。如日之煦。億兆蒼生。歌詠抃舞。咸曰我聖皇之代。何物不得所。我耕我田。有黍有稌。有繭斯繰。有麻斯漚。寒焉是衣。飢焉是哺。我與爺孃。及我童孺。伏臘作脯。宰豚烹羖。何以樂之。瓦缶是鼓。寧有橫征。俾予窮窶。寧有軍興。俾我赴募。帝謂元臣。自朕卽祚。凡今三年。猶未謁宗廟之主。爾速董事。克辨乃奏。元臣聽命。唯唯傴僂。爰督有司。講譯典故。靈臺汰日。始駕玉輅。八鑾和鳴。六駿齊驟。格止淸廟。齋寢祕宇。黎明薦享。六瑚八簠。何謂一元大虎。曰角握之牡。嘉玉量幣。罔不畢具。龍衮升階。繩繩雲步。百辟卿士。冕玉縷縷。昭穆布位。右孫尤祖。登歌始作。吹擊搏拊。萬舞堂下。執翿執羽。祖考醉止。介以繁祜。其祜維何。嗣孫萬壽。已事而跋。禮無違矩。駕還大內。頌聲載路。迺御端門。德音是布。挺解囹囚。蠲除戶賦。無重無輕。洗雪廢錮。民咸曰。我聖皇是民之父母。孝祀祖宗。惟百福是受。燕及生民。德洋恩普。嗟我父老。咸喜及覯。願億載萬年。永有九土。臣聞諸師。又考于古。王者受命。鳳麟何補。惟得民讙。瑞莫與偶。臣以拾遺。聖駕是扈。釐事之煕。洗目親覩。作爲雅詞。庶補樂府。噫乎韙哉。千載一遇。

아 아름다우신 성황이여 진실로 문(文)하고 진실로 무(武)하시네 하늘의 돌보시는 명을 받으시고 편안히 계시던 선왕께 안에서 물려받으셨네 밝음을 이어 비추심이 해가 따스한 것 같네 억조창생이 노래하고 손뼉 치며 춤추네 다들 말하기를 우리 성황의 시대에 어느 것이 제자리를 얻지 못하랴 우리는 우리 밭을 갈아 기장도 있고 찰벼도 있네 고치가 있으면 실을 켜고 삼이 있으면 물에 담그네 추우면 이것으로 입고 주리면 이것으로 먹네 나와 아비 어미와 우리 아이들까지 복날과 납일에 포를 뜨고 돼지를 잡고 염소를 삶네 무엇으로 즐기는가 질장구를 두드리네 어찌 함부로 거두어 우리를 궁하게 하는 일이 있으랴 어찌 군사를 일으켜 우리를 모집에 나아가게 하는 일이 있으랴 임금이 원로 신하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즉위한 뒤로 무릇 이제 세 해인데 아직 종묘의 신주를 뵙지 못했다 그대는 속히 일을 감독하여 능히 갖추어 아뢰라」 하시니 원로 신하가 명을 듣고 예예 하며 몸을 굽혔네 이에 유사를 독려하여 옛 전례를 강구하고 풀이했네 영대(靈臺)에서 날을 가려 비로소 옥 수레에 오르셨네 여덟 방울이 화하게 울리고 여섯 준마가 나란히 달렸네 맑은 사당에 이르러 재계하는 방 그윽한 집에 드셨네 날이 밝자 제사를 올리니 여섯 호련과 여덟 보궤네 무엇을 한 마리 큰 소라 하는가 뿔이 한 줌인 수소라 하네 아름다운 옥과 헤아린 폐백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없네 곤룡포가 섬돌에 오르니 줄지어 구름 같은 걸음이네 온갖 벼슬아치와 경사(卿士)의 면류관 구슬이 주렁주렁하네 소목(昭穆)으로 자리를 벌이니 오른쪽이 손자요 왼쪽이 할아버지네 등가(登歌)가 비로소 울리고 불고 치고 두드리네 만무(萬舞)가 마루 아래에서 깃일산을 잡고 깃털을 잡았네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취하시어 큰 복으로 도우시네 그 복이 무엇인가 이으신 손자의 만년 수명이네 일을 마치고 물러나매 예가 법도를 어김이 없었네 수레가 대궐로 돌아오니 기리는 소리가 길에 가득했네 이에 단문(端門)에 납시어 좋은 말씀을 펴셨네 옥에 갇힌 이를 풀어 주고 집집의 부세를 덜어 주며 무겁고 가벼움을 가리지 않고 폐고(廢錮)된 이를 씻어 주셨네 백성이 다들 말하기를 「우리 성황은 백성의 부모시다 조상께 효성으로 제사하시니 오직 온갖 복을 받으시리 잔치가 백성에게까지 미치니 덕이 넘치고 은혜가 두루 하네」 하네 아 우리 늙은이들이 다들 이를 보게 된 것을 기뻐하며 억만 년토록 길이 온 땅을 두시기를 원하네 신이 스승에게 들었고 또 옛일에 상고해 보니 왕 노릇 하는 이가 명을 받음에 봉황과 기린이 무슨 보탬이 되랴 오직 백성의 기뻐함을 얻는 것이니 상서로도 이에 짝할 것이 없네 신은 습유로서 임금의 수레를 호종하여 예를 마치는 성대함을 눈을 씻고 몸소 보았네 아름다운 글을 지어 악부에 보태기를 바라네 아 훌륭하도다 천 년에 한 번 만나는 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