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송과 지관(止觀) 찬 — 서를 아우른다法華經頌。止觀贊。幷序
1서
予爲天壽寺大禪師諱智覺所賞遇。每造丈室。輒使酒佯狂。略不讀內典。師曰。子之狂。年少使然。行必自省。但古之士大夫。多讀法華經。爲修心之要。子亦爾耶。予感泣諦聽。自是常讀不輟。凡讀八萬七千五百五言。則實衆生入一乘之弘門也。又約於師曰。三日內能頌二卷乎。師未之信焉。凡閱三日。詣方丈。背經頌之。未及首品之終。師焚香危坐而聽曰。老僧自少業是經。猶未頌一卷一品。而子之捷若是。豈宿劫所習耶。因復以止觀大義。略指遵之。予頗窺一斑。退作法華經頌奉呈云。
나는 천수사(天壽寺) 대선사 휘 지각(智覺)에게 알아줌을 받았다. 방장에 갈 때마다 술로 거짓 미친 체하고 조금도 불경을 읽지 않았다. 스님이 말하기를 「그대의 미침은 나이가 젊어서 그런 것이니 가다 보면 반드시 스스로 살피게 되리라. 다만 옛 사대부는 《법화경》을 많이 읽어 마음을 닦는 요체로 삼았는데 그대도 그러한가」 하였다. 나는 감격해 울며 자세히 들었고, 이로부터 늘 읽기를 그치지 않았다. 무릇 팔만 칠천 오백 다섯 자를 읽으니 실로 중생이 일승(一乘)에 드는 넓은 문이었다. 또 스님과 약속하기를 「사흘 안에 두 권을 외울 수 있겠습니까」 하니 스님은 믿지 않았다. 무릇 사흘이 지나 방장에 나아가 경을 등지고 외웠다. 첫째 품의 끝에 이르기도 전에 스님이 향을 사르고 단정히 앉아 듣더니 말하기를 「늙은 중은 젊어서부터 이 경을 업으로 삼았으나 아직 한 권 한 품도 외우지 못했는데 그대의 빠름이 이와 같으니 어찌 지난 세상에 익힌 것이 아니겠는가」 하고, 이어 다시 지관의 큰 뜻을 대강 가리켜 따르게 하였다. 나는 자못 한 얼룩을 엿보고 물러나 「법화경송」을 지어 받들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