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9

법화경 송과 지관(止觀) 찬 — 서를 아우른다法華經頌。止觀贊。幷序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87자 · 낭독 1.7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予爲天壽寺大禪師諱智覺所賞遇。每造丈室。輒使酒佯狂。略不讀內典。師曰。子之狂。年少使然。行必自省。但古之士大夫。多讀法華經。爲修心之要。子亦爾耶。予感泣諦聽。自是常讀不輟。凡讀八萬七千五百五言。則實衆生入一乘之弘門也。又約於師曰。三日內能頌二卷乎。師未之信焉。凡閱三日。詣方丈。背經頌之。未及首品之終。師焚香危坐而聽曰。老僧自少業是經。猶未頌一卷一品。而子之捷若是。豈宿劫所習耶。因復以止觀大義。略指遵之。予頗窺一斑。退作法華經頌奉呈云。

나는 천수사(天壽寺) 대선사 휘 지각(智覺)에게 알아줌을 받았다. 방장에 갈 때마다 술로 거짓 미친 체하고 조금도 불경을 읽지 않았다. 스님이 말하기를 「그대의 미침은 나이가 젊어서 그런 것이니 가다 보면 반드시 스스로 살피게 되리라. 다만 옛 사대부는 《법화경》을 많이 읽어 마음을 닦는 요체로 삼았는데 그대도 그러한가」 하였다. 나는 감격해 울며 자세히 들었고, 이로부터 늘 읽기를 그치지 않았다. 무릇 팔만 칠천 오백 다섯 자를 읽으니 실로 중생이 일승(一乘)에 드는 넓은 문이었다. 또 스님과 약속하기를 「사흘 안에 두 권을 외울 수 있겠습니까」 하니 스님은 믿지 않았다. 무릇 사흘이 지나 방장에 나아가 경을 등지고 외웠다. 첫째 품의 끝에 이르기도 전에 스님이 향을 사르고 단정히 앉아 듣더니 말하기를 「늙은 중은 젊어서부터 이 경을 업으로 삼았으나 아직 한 권 한 품도 외우지 못했는데 그대의 빠름이 이와 같으니 어찌 지난 세상에 익힌 것이 아니겠는가」 하고, 이어 다시 지관의 큰 뜻을 대강 가리켜 따르게 하였다. 나는 자못 한 얼룩을 엿보고 물러나 「법화경송」을 지어 받들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