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9

늙은 소나무 그림 찬 — 서를 아우른다畫老松贊幷序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48자 · 낭독 1.5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서

普濟住老規公。使山人歸一畫老松于廳事之壁。雖盛夏。見之若爽氣襲人者。禪師請予作贊。予一揮而題于後云。

보제사(普濟寺) 주지 규공(規公)이 산인 귀일(歸一)로 하여금 청사의 벽에 늙은 소나무를 그리게 했다. 비록 한여름이라도 그것을 보면 서늘한 기운이 사람을 엄습하는 듯했다. 선사가 내게 찬을 지어 달라 청하기에 나는 한 번 붓을 휘둘러 뒤에 쓴다.

2찬

有眞松在。何以圖爲。此大伽藍。介于京師。四方之會。車馬偪側。傍無草卉。何況松柏。吾師來寓。心掛翠壁。倩人名手。寫此蒼官。蕭然方丈。化作靑山。蔦縈蘿繞。老幹龍盤。不雪不霜。淸風吹寒。君子之居。何有崇庳。境之喧靜。在人匪地。靜由人然。喧亦人耳。贊以跋之。隴西老子。

참 소나무가 있는데 어찌하여 그림을 그렸는가 이 큰 절은 서울 안에 끼어 있어 사방이 모이는 곳이라 수레와 말이 빽빽하네 곁에 풀도 없거늘 하물며 솔과 잣나무랴 우리 스님이 와서 머물며 마음을 푸른 벽에 걸었네 이름난 솜씨를 청하여 이 푸른 벼슬아치를 그렸네 쓸쓸한 방장이 변하여 푸른 산이 되었네 담쟁이가 얽히고 넝쿨이 둘렀으며 늙은 줄기가 용처럼 서렸네 눈도 오지 않고 서리도 내리지 않는데 맑은 바람이 차게 부네 군자가 사는 곳에 어찌 높고 낮음이 있으랴 처지의 시끄러움과 고요함은 사람에게 있지 땅에 있지 않네 고요함도 사람으로 말미암아 그러하고 시끄러움도 사람일 뿐이네 찬으로 발문을 삼는 이는 농서(隴西)의 늙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