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9

최 상국이 정 낭중 홍진(鴻進)에게 묵죽을 그리게 하고, 내게 찬 두 수를 지어 병풍 좌우에 쓰라 청하다崔相國使丁郞中鴻進畫墨竹。請予作贊二首書屛之左右。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13자 · 낭독 2.1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狀物之態兮貴似其眞。劣則不及兮剩亦嫌過。公蓄墨君兮完然相侔。手案目寓兮莫辨眞假。一幹直上兮高不苟抗。數叢橫側兮低不爲下。若以爲畫兮了沒筆痕。疑其透鏡兮影也非畫。若以爲影兮屛也非鏡。豈通於造物兮遊戲變化。公得爾節兮德公之深。眞付於丁兮贊以歸我。賢固無匹。惟竹是似。惟賢知賢。公獨寓意。曷不種旃而寓墨戲。苟與眞同竹。卽此是。培養之勤。孰若坐致。形則是已。響從何至。一見蕭洒。風已颯爾。徐以心聽。不必以耳。問誰言之。虛心君子。非丁之手。竹不至此。非公之眼。畫亦晦矣。竹由手顯。畫以眼貴。以巧索巧。脗然相値。

사물의 자태를 그림은 그 참됨을 닮는 것을 귀하게 여기니 못하면 미치지 못하고 남아도 지나침이 싫네 공이 먹으로 그린 대나무를 간직하니 완연히 서로 닮아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아도 참과 거짓을 가리지 못하네 한 줄기가 곧게 오르되 높아도 구차히 겨루지 않고 몇 떨기가 옆으로 기울되 낮아도 낮은 것이 되지 않네 그림이라 하자니 붓 자국이 아주 없고 거울을 꿰뚫은 것인가 싶으니 그림자이지 그림이 아니네 그림자라 하자니 병풍이지 거울이 아니니 어찌 조물주에 통하여 변화를 놀이 삼았는가 공이 네 절개를 얻었으니 공의 덕이 깊고 참모습을 정씨에게 부치고 찬은 내게 돌렸네 어짊은 참으로 짝이 없으니 오직 대나무가 이를 닮았네 오직 어진 이라야 어진 이를 아니 공이 홀로 뜻을 붙였네 어찌 이를 심지 않고 먹 놀이에 붙였는가 만약 참 대나무와 같다면 곧 이것이 그것이네 북돋아 기르는 수고가 어찌 앉아서 얻는 것만 하랴 모습은 이것뿐이나 울림은 어디서 이르는가 한 번 보매 시원하니 바람이 이미 소슬하네 천천히 마음으로 들을 것이요 반드시 귀로 할 것은 아니네 누가 말했는가 묻는다면 마음을 비운 군자라 하리 정씨의 손이 아니었으면 대나무가 여기에 이르지 못했고 공의 눈이 아니었으면 그림도 묻혔으리 대나무는 손으로 말미암아 드러나고 그림은 눈으로 말미암아 귀해지네 공교로움으로 공교로움을 찾으니 꼭 맞게 서로 만났네

협주 1

宗峻

종준(宗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