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명琴銘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我琴無調。孰商孰宮。琴是何物。聲從何沖。其泠泠溜溜者。傳聲於石瀨乎。其瑟瑟飀飀者。借韻於松風乎。若以泠泠者付乎瀨。瑟瑟者還于松。則其復寥乎寂乎。反於大空者乎。
내 거문고는 가락이 없으니 어느 것이 상(商)이고 어느 것이 궁(宮)인가 거문고는 어떤 물건이며 소리는 어디서 솟아나는가 그 졸졸 흐르는 듯한 것은 돌 여울에서 소리를 전한 것인가 그 쓸쓸히 부는 듯한 것은 솔바람에서 운을 빌린 것인가 만약 졸졸 흐르는 것을 여울에 부치고 쓸쓸한 것을 솔에 돌려준다면 다시 텅 비고 고요하여 큰 허공으로 돌아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