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색에 대한 비유色喩
世有惑於色者。所謂色者。紅耶白耶。靑耶雘耶。日月星宿。煙霞雲務。草木鳥獸。皆有色也。玆能惑乎。曰。非也。曰。金玉之美者。衣裳之異者。宮室棟宇之泰侈者。錦繡羅縠之纖靡者。皆色之尤備者也。玆亦能惑乎。曰。幾乎猶未也。夫所謂色者。人之色也。鬢綠膚晳。飾以脂澤。心挑目逆。一笑傾國。見之者皆迷。遇之者皆惑。及其嬖愛。雖兄弟親戚莫若也。然其嬖之也乃斥。其愛之也乃戒。子不聞乎。眼之嬌者斯曰刃。眉之曲者謂之斧。頰之豐者毒藥也。肥之滑者隱蠹也。斧以伐之。刃以觸之。隱蠹以食之。毒藥以苦之。玆非害之酷者乎。害之作敵。其能克乎。故曰賊。遇賊而殂。能復親乎。故曰斥。外之害旣如玆。外之害又甚斯。聞色之美。則破家產而求之不疑。被色之誘。則犯虎狼而赴之勿辭。畜好色則人猜衆妬。著美色則功落名隳。大則君王。小焉卿士。覆邦喪家。靡不由此。周之褒娰。吳之西子。陳後主之麗華。唐玄宗之楊氏。皆迷君眩主。滋育禍胎。周以之蹶。吳以之頽。陳唐以之崩摧。小則綠珠之嬌態敗石崇。孫壽之妖粧惑梁冀。若此之類。又何勝記。嗚呼。吾將搖鞴扇炭。鑄嫫母,敢洽之貌千千萬萬。盡錮其姚娧之面。然後刀𥉑華父之目。而易以正直之矚。鐵作廣平之腸。而納之於淫奢者之腹。則雖有蘭澤脂粉之具。糞溷也泥土也。雖有毛嬙,西施之秀。敦洽,嫫母也。又何惑之有。
세상에 여색에 홀리는 이가 있다. 이른바 색(色)이란 붉은 것인가 흰 것인가, 푸른 것인가 자줏빛인가. 해와 달과 별, 안개와 노을과 구름과 이내, 초목과 새와 짐승이 다 빛깔이 있다. 이것이 홀릴 수 있는가. 아니다. 금과 옥의 아름다운 것, 옷의 남다른 것, 궁실과 기둥과 처마의 지나치게 사치한 것, 비단과 깁의 가늘고 화려한 것이 다 빛깔이 더욱 갖추어진 것이다. 이것도 홀릴 수 있는가. 거의 그렇기는 하나 아직 아니다.
무릇 이른바 색이란 사람의 색이다. 귀밑머리가 푸르고 살결이 희며 기름으로 꾸미고, 마음을 돋우고 눈짓을 보내며 한 번 웃으면 나라를 기울인다. 보는 이가 다 미혹되고 만나는 이가 다 홀린다. 그를 사랑하게 되면 비록 형제와 친척이라도 그만 못하다.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것이 곧 물리치는 것이요 아끼는 것이 곧 경계할 일이다.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눈이 아리따운 것을 칼날이라 하고, 눈썹이 굽은 것을 도끼라 하며, 뺨이 도톰한 것은 독약이요 살이 매끄러운 것은 숨은 좀이라 한다. 도끼로 베고 칼날로 찌르며 숨은 좀으로 먹고 독약으로 괴롭히니, 이야말로 해침이 혹독한 것이 아닌가. 해침이 적이 되면 이길 수 있으랴. 그러므로 도적이라 한다. 도적을 만나 죽으면 다시 가까이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물리친다고 한다.
밖의 해로움이 이미 이와 같은데 밖의 해로움이 또 이보다 심하다. 여색의 아름다움을 들으면 집과 재산을 헐어 구하기를 의심하지 않고, 여색의 꾐을 입으면 범과 이리를 무릅쓰고 나아가기를 사양하지 않는다. 좋은 여색을 두면 남이 시기하고 뭇사람이 질투하며, 아름다운 여색을 드러내면 공이 떨어지고 이름이 무너진다. 크게는 임금이요 작게는 경사(卿士)라, 나라를 뒤엎고 집을 망치는 것이 이로 말미암지 않은 것이 없다. 주나라의 포사(褒姒), 오나라의 서시, 진 후주(陳後主)의 여화(麗華), 당 현종의 양씨가 다 임금을 미혹하고 주인을 홀려 화의 씨를 길렀다. 주나라가 이로써 넘어지고 오나라가 이로써 무너지고 진나라와 당나라가 이로써 무너졌다. 작게는 녹주(綠珠)의 아리따운 자태가 석숭(石崇)을 망치고 손수(孫壽)의 요사한 단장이 양기(梁冀)를 홀렸다. 이 같은 무리를 또 어찌 다 적으랴.
아, 나는 장차 풀무를 흔들고 숯을 부쳐 모모(嫫母)와 돈흡(敦洽)의 모습을 천천만만 부어 내어, 저 어여쁘고 고운 낯들을 모두 막아 버리겠다. 그런 뒤에 화보(華父)의 눈을 칼로 도려내고 바르고 곧은 눈으로 바꾸며, 쇠로 광평(廣平)의 창자를 만들어 음탕하고 사치한 자의 배에 넣겠다. 그러면 비록 난초 기름과 연지와 분이 있어도 똥과 진흙일 뿐이요, 비록 모장(毛嬙)과 서시의 빼어남이 있어도 돈흡과 모모일 뿐이니 또 무슨 홀림이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