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21

집을 고친 것에 대한 설理屋說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85자 · 낭독 1.7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2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家有頹廡不堪支者凡三間。予不得已悉繕理之。先是。其二間爲霖雨所漏寢久。予知之。因循莫理。一間爲一雨所潤。亟令換瓦。及是繕理也。其漏寢久者。欀桷棟樑。皆腐朽不可用。故其費煩。其經一雨者。屋材皆完固可復用。故其費省。予於是謂之曰。其在人身。亦爾知非而不遽改。則其敗已不啻若木之朽腐不用。過勿憚改。則未害復爲善人。不啻若屋材可復用。非特此耳。國政亦如此。凡事有蠹民之甚者。姑息不革。而及民敗國危。而後急欲變更。則其於扶越也難哉。可不愼耶。

집에 무너져 지탱하기 어려운 행랑이 무릇 세 칸 있었다. 나는 마지못해 다 손보아 고쳤다. 이보다 앞서 그 두 칸은 장맛비에 샌 지 오래였다. 나는 그것을 알고도 미루며 고치지 않았고, 한 칸은 한 번 비에 젖었기에 급히 기와를 갈게 하였다.

이번에 손보아 고칠 때 보니, 샌 지 오래된 것은 서까래와 기둥과 들보가 다 썩어 쓸 수 없었으므로 그 비용이 많이 들었고, 한 번 비를 맞은 것은 집 재목이 다 온전하고 굳어 다시 쓸 수 있었으므로 그 비용이 적었다.

내가 이에 이렇게 말한다. 사람의 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 그른 줄 알면서도 얼른 고치지 않으면 그 무너짐이 나무가 썩어 쓰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허물을 고치기를 꺼리지 않으면 다시 착한 사람이 되기에 해롭지 않으니 집 재목을 다시 쓸 수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라의 정사도 이와 같다. 무릇 일에 백성을 좀먹는 것이 심한 것이 있는데도 구차히 넘기며 고치지 않다가, 백성이 무너지고 나라가 위태로워진 뒤에야 급히 고치려 한다면 그 붙들어 넘기기가 어렵지 않겠는가. 삼가지 않을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