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관(史館)이 거제로 부임하는 것을 보내며 쓴 서送李史館赴官巨濟序
予固聞之。其所謂縣之巨濟者。炎方之極徼也。家於水中。環四面皆瀛海之浩溔也。毒霧熏蒸。颶風不息。暑月。有蚊蝱之大於蜂者群集噆人。誠可畏也。凡官于此。多是左遷者也。今足下以英偉之才。處蓬山之署。未嘗不汗靑修史。眉目萬世爲己任。課其績。宜受甄昇之命。迺反落此。能不悲哉。然可賀者有二。夫天欲成就之。必先試艱險。是陰陽之數也。子無罪而謫。此必大福將至之漸也。是可賀一也。大抵得道之深者。多在幽閑闃寂之地。何則。專其心一其入故也。今子之所之。地寂而人稀。官閑而務簡。無一事敢干於心者。常隱几於虛白之空。嗒然喪耦。遊於物之初。則其道之入也愈深矣。道旣充中。面澤外發。自然還童。必作神仙中人也。不知返轅之日。將莊,老其身而來耶。抑爲安期,羨門子而至耶。吾輩亦摳衣問道矣。是可賀二也。行矣毋多傷。時或以吾言慰其情耳。千里遠別。得無垂涕。挽袖欲留。其可得乎。
나는 참으로 들었다. 이른바 거제라는 고을은 더운 지방의 지극한 변두리다. 물 가운데 집이 있어 사면을 두른 것이 다 아득한 바다다. 독한 안개가 찌고 회오리바람이 그치지 않으며, 더운 달에는 벌보다 큰 모기와 등에가 떼로 모여 사람을 무니 참으로 두려울 만하다. 무릇 여기에 벼슬하는 이는 대개 좌천된 이다.
이제 족하는 뛰어난 재주로 봉산(蓬山)의 관서에 있으면서, 일찍이 죽간을 말려 역사를 닦고 만세에 눈썹과 눈을 밝히는 것을 제 임무로 삼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 공적을 헤아리면 마땅히 뽑아 올리는 명을 받아야 할 것인데 도리어 여기에 떨어졌으니 슬프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나 하례할 만한 것이 둘 있다. 무릇 하늘이 어떤 이를 이루어 주려 하면 반드시 먼저 어렵고 험한 것으로 시험하니 이는 음양의 이치다. 그대가 죄 없이 귀양 가니 이는 반드시 큰 복이 장차 이를 조짐이다. 이것이 하례할 만한 첫째다.
대저 도를 얻음이 깊은 이는 흔히 그윽하고 한가하고 고요한 땅에 있다. 어째서인가. 그 마음을 오로지하고 그 들어감을 한결같이 하기 때문이다. 이제 그대가 가는 곳은 땅이 고요하고 사람이 드물며 벼슬이 한가하고 일이 간략하여, 한 가지 일도 감히 마음을 범하는 것이 없다. 늘 텅 비고 흰 빈 곳에서 안석에 기대어 멍하니 짝을 잃고 사물의 처음에 노닐면 그 도에 들어감이 더욱 깊을 것이다. 도가 이미 속에 차면 낯빛이 밖으로 윤이 나 저절로 어린아이로 돌아가 반드시 신선 가운데 사람이 될 것이다. 모르겠구나, 수레를 돌리는 날에 장차 장자와 노자 같은 몸이 되어 오려는가, 아니면 안기생(安期生)과 선문자(羨門子)가 되어 이르려는가. 우리들도 또한 옷자락을 걷고 도를 물으리라. 이것이 하례할 만한 둘째다.
가시게, 너무 슬퍼하지 말고. 때로 내 말로 그 마음을 위로하시게. 천 리 먼 이별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으랴. 소매를 잡아 머물게 하고 싶으나 그것이 될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