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년 노생(盧生)이 시골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내며 쓴 서送同年盧生還田居序
始予與吾子遊學相從。莫不欲濯纓沐芳。縱轡靑雲。奮發平生之志矣。僕也雖未至遠步。亦得峨冠拖紫。待罪亞卿。在吾分足矣。吾子以雋秀之才。猶未霑一命。迺者尋薄田所在。携家南往。方其時勢若可矜。不能無搶心。及僕之從官歷職。鮮歡薄味。殊無有官況。然後高吾子之勇去。未嘗不南向再拜也。今足下間關復蹈京師。則予疑其不能忘疇昔之志。有意於筮仕也。足下留不過數日。來告行期。予然後大悔期君之淺。而復欲頓首再拜。挹其高風也。噫。一夢升沈。僕已諳之矣。行當掛冠。笑謝塵寰。豈汩沒然終未作靑山白雲人耶。出處謬悠。更相見未可期。努力擧爵。無以魯酒而辭也。風日淸淑。鳥鳴嚶嚶。方將與之遊。忍捨我而南乎。
처음에 나와 그대가 함께 배우며 서로 좇을 때, 갓끈을 씻고 향기에 목욕하며 푸른 구름에 고삐를 놓아 평생의 뜻을 떨치고자 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나는 비록 멀리 걷는 데 이르지는 못했으나 또한 높은 관을 쓰고 자줏빛 옷을 끌며 아경(亞卿)의 자리에 죄를 기다리게 되었으니 내 분수에 넉넉하다. 그대는 빼어난 재주로도 아직 벼슬 하나 적시지 못하고, 이에 척박한 밭이 있는 곳을 찾아 집을 이끌고 남쪽으로 갔다. 그때에는 형세가 가엾을 만하여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내가 벼슬을 따르고 직임을 거치면서 기쁨이 적고 맛이 엷어 도무지 벼슬살이의 재미가 없게 된 뒤에야, 그대가 용감히 떠난 것을 높이 여겨 남쪽을 향해 두 번 절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이제 족하가 어렵사리 다시 서울을 밟았기에, 나는 그대가 지난날의 뜻을 잊지 못하여 벼슬길에 나설 뜻이 있는가 의심하였다. 그런데 족하가 머무르기를 며칠에 지나지 않고 떠날 날을 고하러 왔다. 나는 그런 뒤에야 그대를 기대한 것이 얕았음을 크게 뉘우치고, 다시 머리를 조아려 두 번 절하며 그 높은 풍모를 우러르고자 한다.
아, 한바탕 꿈 같은 오르고 잠김을 나는 이미 다 겪었다. 머지않아 갓을 걸고 웃으며 티끌 세상을 사양할 것이니, 어찌 골몰하다가 끝내 푸른 산 흰 구름의 사람이 되지 못하겠는가. 나아감과 물러남이 어긋나고 아득하여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할 수 없다. 힘써 잔을 드시게. 노나라 술이라 하여 사양하지 마시게. 바람과 볕이 맑고 좋으며 새가 꾀꼴꾀꼴 우니 바야흐로 함께 놀려 하는데, 차마 나를 버리고 남쪽으로 가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