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전(韓信傳) 반박韓信傳駮
予讀漢書韓信傳。有不可以不駮者。敢論之曰。信之罪己不足容誅。然高祖不能無非。而班固之筆。有不公焉。夫君有疑臣之心。則伏以待誅。禮也。因其疑而有叛君之心。人臣之罪。莫甚於斯。韓信是已。固已不容誅矣。然信之罪。本高祖養而成之也。何以言之。人有讒信叛。高祖卽信而患焉。是不明也。夫讒言。有疑似不明者。有立可斷者。信當劉項相拒時。以國士無雙之才。鷹瞵虎視。當此時。與楚則漢危。與漢則楚危。楚漢安危。在一信手。而信卒與漢。與平天下爲功臣。當時已有蒯通說信鼎足天下。信不忍背漢。謝不用其計。夫勢有可爲。其不反如此。豈於天下爲一家之日。以區區一淮陰。欲拒大漢耶。是立可斷者。苟不能明斷。而患其叛逆。則以萬乘之國討之。豈不勝一淮陰。而乃以僞遊雲夢而擒之耶。嗚呼。以天下之主。用詐計紿一臣。奈天下萬邦何。械至洛陽。遂赦之者。以無罪也。如知其無罪。宜不奪其王。因以弭其怨可也。反降以爲侯。以此激其意。是謂蹈睡虎尾令寤者也。信由是怨漢。且疑其卒必見誅。故不得已而謀叛。此非高祖養而成之者耶。吾故曰高祖不能無非也。班固之贊曰。信徼一時之權變。用詐力成功。見疑強大。卒謀叛逆。終於滅亡。其所謂見疑謀逆就亡。信然矣。所謂詐力成功者。未知其何指耶。信爲漢王破強楚虜魏王。禽夏說擊龍且。皆用奇計。指此而言耶。此奇也非詐也。兵貴無常。時或用奇計。非信之奇計。高祖亦不應有天下。果謂之詐。則高祖用詐力之臣而得天下。亦非正也。所謂詐計者。若高祖之僞遊雲夢。蕭何之紿信謁呂后者。幾乎矣。班固不以貶者。豈以聖君賢相而諱之耶。其所謂徼一時之權變。則蕭何,曹參,張良皆是。何獨信哉。吾故曰班固之筆有不公也。
내가 《한서》 한신전을 읽으니 반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감히 논하여 말한다.
한신의 죄는 참으로 베임을 용납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고조도 그름이 없을 수 없고 반고의 붓에도 공정하지 못한 것이 있다.
무릇 임금이 신하를 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엎드려 베임을 기다리는 것이 예다. 그 의심으로 인해 임금을 배반할 마음을 두는 것은 신하의 죄로 이보다 심한 것이 없으니 한신이 이러하다. 참으로 이미 베임을 용납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한신의 죄는 본디 고조가 길러서 이룬 것이다.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가.
어떤 사람이 한신이 배반한다고 참소하니 고조가 곧 이를 믿고 근심하였으니 이는 밝지 못한 것이다. 무릇 참소하는 말에는 비슷하여 밝히기 어려운 것이 있고 곧바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있다. 한신은 유방과 항우가 서로 맞설 때 나라의 선비로 짝할 이 없는 재주로 매처럼 노려보고 범처럼 보았다. 이때에 초나라와 함께하면 한나라가 위태롭고 한나라와 함께하면 초나라가 위태로웠으니, 초나라와 한나라의 안위가 한신의 한 손에 있었다. 그런데 한신은 마침내 한나라와 함께하여 천하를 평정하고 공신이 되었다. 그때에 이미 괴통(蒯通)이 한신에게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솥발처럼 서라고 달랬으나, 한신은 차마 한나라를 배반하지 못하고 사양하며 그 계책을 쓰지 않았다. 무릇 형세가 할 만한데도 배반하지 않기가 이와 같았으니, 어찌 천하가 한집이 된 날에 자잘한 회음(淮陰) 하나로 큰 한나라에 맞서려 했겠는가. 이는 곧바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밝게 판단하지 못하고 그 배반을 근심했다면, 만승의 나라로 그를 치면 어찌 회음 하나를 이기지 못하겠기에 거짓으로 운몽(雲夢)에 노니는 체하며 그를 사로잡았는가. 아, 천하의 임금으로서 속임수를 써서 신하 하나를 속였으니 천하 만방을 어찌하겠는가.
형틀에 씌워 낙양에 이르러서 마침내 용서한 것은 죄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죄 없음을 알았다면 마땅히 그 왕위를 빼앗지 말고 그로써 그 원망을 그치게 하는 것이 옳았다. 그런데 도리어 낮추어 후로 삼아 이로써 그 마음을 격동시켰으니, 이는 이른바 조는 범의 꼬리를 밟아 깨어나게 한 것이다. 한신이 이로 말미암아 한나라를 원망하고 또 마침내 반드시 베임을 당하리라 의심했으므로, 마지못해 배반을 꾀한 것이다. 이것이 고조가 길러서 이룬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그러므로 고조도 그름이 없을 수 없다 한다.
반고의 찬에 「한신은 한때의 임기응변을 노려 속임과 힘으로 공을 이루었으나, 강대함으로 의심을 받아 마침내 반역을 꾀하여 끝내 멸망하였다」 하였다. 그 이른바 「의심을 받아 반역을 꾀하여 멸망에 나아갔다」는 것은 참으로 그렇다. 그런데 이른바 「속임과 힘으로 공을 이루었다」는 것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지 못하겠다.
한신이 한왕(漢王)을 위해 강한 초나라를 깨뜨리고 위왕(魏王)을 사로잡았으며, 하열(夏說)을 사로잡고 용저(龍且)를 친 것이 다 기이한 계책을 쓴 것이다. 이를 가리켜 말한 것인가. 이는 기이한 것이지 속임이 아니다. 군사는 일정함이 없음을 귀하게 여겨 때로 기이한 계책을 쓴다. 한신의 기이한 계책이 아니었다면 고조도 천하를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이를 속임이라 한다면, 고조는 속임과 힘을 쓴 신하를 써서 천하를 얻은 것이니 또한 바르지 못하다.
이른바 속임수라 하는 것은 고조가 거짓으로 운몽에 노니는 체한 것과 소하(蕭何)가 한신을 속여 여후(呂后)를 뵙게 한 것 같은 것이 거의 그것이다. 반고가 이를 헐뜯지 않은 것은 어찌 거룩한 임금과 어진 재상이라 하여 꺼린 것인가. 그 이른바 「한때의 임기응변을 노렸다」는 것은 소하와 조참과 장량이 다 그러하니 어찌 유독 한신뿐이겠는가. 나는 그러므로 반고의 붓에 공정하지 못한 것이 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