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가 구름과 용을 논한 잡설 뒤에 쓰다書韓愈論雲龍雜說後
愈之說曰。龍噓氣成雲。雲亦靈怪矣。龍之使能爲靈也。若龍之靈。非雲之所使靈也。然龍不乘雲。無以神其靈。異乎。其所憑依。乃所自爲也。韓之說如此。予謂之曰。非獨龍也。人亦猶爾。言龍而不及人。何也。詳味韓之意。以龍而喩人。喩人而不及人。欲令意有所蓄而不直洩也。夫粲乎文章。鬱乎詞氣。皆人之所自吐也。絢焉爲錦繡羅縠。峭焉爲高峯絶岸。舒也卷也彤也靑也。皆類雲之紛紜翕霍千狀萬態也。則可謂靈怪矣。其靈也。乃人之所自爲。而非文章才藝之能靈人也。然人不憑文章才藝。亦無以神其靈也。且乖龍不能興雲。唯神龍然後興之。則非雲之靈其龍審矣。然龍不乘雲。無以神其靈。庸人不能吐文章詞氣。唯奇人然後吐之。則文章之不能靈人亦審矣。然人不憑文章。亦無以神其靈。則神龍與詩人之變化一也。請以此洩韓之微也。
한유의 말은 이러하다. 「용이 기운을 뿜어 구름을 이룬다. 구름도 또한 신령하고 괴이하다. 용이 그것으로 하여금 신령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용의 신령함은 구름이 신령하게 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용이 구름을 타지 않으면 그 신령함을 신묘하게 할 길이 없다. 이상하다. 그 기대는 바가 곧 스스로 만든 것이다.」
한유의 말이 이와 같다. 내가 말한다. 유독 용만이 아니라 사람도 또한 그러하다. 용을 말하면서 사람에 미치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한유의 뜻을 자세히 맛보면 용으로 사람을 비유한 것이다. 사람을 비유하면서 사람에 미치지 않은 것은, 뜻으로 하여금 쌓인 바가 있게 하고 곧바로 새지 않게 하려 한 것이다.
무릇 찬란한 문장과 울창한 말의 기운은 다 사람이 스스로 토해 낸 것이다. 곱기로는 비단과 깁이 되고 가파르기로는 높은 봉우리와 끊어진 언덕이 되며, 펴고 말고 붉고 푸른 것이 다 구름이 어지러이 모였다 흩어져 천 가지 모양과 만 가지 자태가 되는 것과 같으니 신령하고 괴이하다 할 만하다. 그 신령함은 곧 사람이 스스로 만든 것이요 문장과 재예가 사람을 신령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문장과 재예에 기대지 않으면 또한 그 신령함을 신묘하게 할 길이 없다.
또 어그러진 용은 구름을 일으키지 못하고 오직 신령한 용이라야 일으키니, 구름이 그 용을 신령하게 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러나 용이 구름을 타지 않으면 그 신령함을 신묘하게 할 길이 없다. 용렬한 사람은 문장과 말의 기운을 토해 내지 못하고 오직 기이한 사람이라야 토해 내니, 문장이 사람을 신령하게 하지 못함이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사람이 문장에 기대지 않으면 또한 그 신령함을 신묘하게 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신령한 용과 시인의 변화가 하나다. 청컨대 이로써 한유의 은미한 뜻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