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 조상에게 제사하는 일을 대강 논함論四時饗先事略言
古者人子之饗先。以血祀爲貴者。是禮經之制也。禮者。聖人之所制。聖人之制禮。雖幽至於鬼神。無所不測其情而制之者也。豈可輕廢哉。雖血祀之在所可重如此。子孫絶則血祀絶矣。夫然故。古之人深忌血食之不續。乃至以無後爲不孝。蓋亦以此。而如不用血祀。則其與無後何異哉。噫。今世之風俗。酷尙佛法。其祭先多以蔬蔌。是何法耶。若欲營佛事薦冥福。而幷祭其先。則用蔬菜可也。所謂四時之饗者。吉祭也。大禮也。當以官品之高下。或以大牢。或以小牢。禮也。若貧不能辦之。則以魚物禽鳥之類代之。燔炙以薦。則猶愈於蔬菜矣。且人死曰鬼。鬼神必於燔燒之際。乃始降神而歆其祀矣。不然。與不祭同。孔子不曰乎。爾愛其羊。我愛其禮歟。況祖先於高卑。一也。國之大廟。亦用蔬菜耶。但有等衰耳。
옛날에 자식이 조상에게 제사할 때 피의 제사를 귀하게 여긴 것은 예경(禮經)의 제도다. 예는 성인이 만든 것이다. 성인이 예를 만들 때, 비록 그윽하여 귀신에까지 이르러도 그 정을 헤아리지 않고 만든 것이 없다. 어찌 가벼이 폐할 수 있겠는가.
피의 제사가 중히 여길 바인 것이 이와 같은데 자손이 끊어지면 피의 제사도 끊어진다. 무릇 그러므로 옛사람은 피의 음식이 이어지지 못하는 것을 깊이 꺼려 마침내 뒤가 없는 것을 불효라 하기에 이르렀으니 대개 또한 이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피의 제사를 쓰지 않는다면 뒤가 없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아, 요즘 세상의 풍속은 불법을 몹시 숭상하여 그 조상에게 제사할 때 흔히 나물을 쓰니 이것이 무슨 법인가. 만약 불사를 베풀어 저승의 복을 빌면서 아울러 그 조상에게 제사하려 한다면 나물을 써도 좋다. 이른바 사철의 제향은 길제(吉祭)요 큰 예다. 마땅히 벼슬 품계의 높고 낮음에 따라 혹은 태뢰(大牢)로 혹은 소뢰(小牢)로 하는 것이 예다. 만약 가난하여 마련할 수 없다면 물고기와 날짐승 따위로 대신하여 구워서 올리면 그래도 나물보다는 낫다.
또 사람이 죽으면 귀신이라 한다. 귀신은 반드시 사르고 굽는 즈음에 비로소 신이 내려 그 제사를 흠향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공자가 말하지 않았는가. 「너는 그 양을 아끼느냐. 나는 그 예를 아낀다.」 하물며 조상은 높고 낮음에 한가지다. 나라의 큰 사당에서도 또한 나물을 쓰겠는가. 다만 등급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