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에서 작은 동산을 다스린 것에 대한 기草堂理小園記
城東之草堂。有上園下園。上園縱三十步。橫如之。下園。縱橫纔十許步。步則依古算田法而計之也。每夏五六月。茂草競秀。至捋人腰。而猶不使之翦之也。家有矮奴三羸僮五。見之不能無愧。以鈍鋤一事更相刮薙。纔三四步而輟。閱旬日。又理他處。則草生前所理處。蓊然菶然矣。又旬日。復理蓊然菶然者。則草又生後所理處。蓊菶然滋茂矣。如是而終不能盡去焉。此予之督役弛。而奴之用力怠故也。遂貰而不詰。乃自理下之小園。小園力足勝。故遂去怠奴。而躬自理之。剗翦椔蘙。增卑落高。使平如棋局之面焉。於是葛衣紗帽。徙倚乎其上。竹簟石枕。偃臥乎其中。林影散地。淸風自來。兒牽我衣。我撫兒項。煕熙怡怡。足以遣日。此亦閑居者之一場樂地也。嗚呼。有三十步之園。不能勝理。移於十步之地。然後僅能理焉。是豈拙者之效歟。推是而移之朝廷。顧復穢其務而不理耶。然昔陳仲擧不掃一室。其志遠也。由是言之。大丈夫之蓄意。亦豈了言哉。因自笑而私志之。志而觀之。亦往往自大笑。笑復以爲樂也。甲寅五月二十三日。記。
성 동쪽의 초당에 위 동산과 아래 동산이 있다. 위 동산은 세로 서른 걸음에 가로도 그러하고, 아래 동산은 세로 가로가 겨우 열 걸음쯤이다. 걸음은 옛 밭 셈하는 법에 따라 헤아린 것이다.
해마다 여름 오뉴월이면 무성한 풀이 다투어 빼어나 사람의 허리를 잡을 지경에 이르는데도 오히려 베게 하지 못한다. 집에 키 작은 종 셋과 여윈 아이종 다섯이 있는데 보고도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다. 무딘 호미 한 자루로 번갈아 서로 긁어 베다가 겨우 서너 걸음에 그친다. 열흘이 지나 또 다른 곳을 다스리면 앞서 다스린 곳에 풀이 나서 무성하고 우거진다. 또 열흘이 지나 무성하고 우거진 것을 다시 다스리면, 풀이 또 뒤에 다스린 곳에 나서 더욱 무성하고 우거진다. 이와 같이 하여 끝내 다 없애지 못한다. 이는 내가 일을 독려하는 것이 느슨하고 종들이 힘쓰는 것이 게으르기 때문이다.
마침내 놓아두고 따지지 않고 곧 스스로 아래의 작은 동산을 다스렸다. 작은 동산은 힘이 넉넉히 감당할 만하므로 마침내 게으른 종을 물리치고 몸소 다스렸다. 베고 자르고 그루터기와 그늘을 없애며 낮은 데를 돋우고 높은 데를 깎아, 평평하기가 바둑판 낯 같게 하였다.
이에 갈옷을 입고 사모(紗帽)를 쓰고 그 위를 거닐고, 대자리와 돌베개로 그 가운데 누웠다. 숲 그림자가 땅에 흩어지고 맑은 바람이 절로 오며, 아이가 내 옷을 잡아당기면 내가 아이의 목덜미를 어루만진다. 화락하고 기뻐 날을 보내기에 넉넉하니, 이 또한 한가히 사는 이의 한바탕 즐거운 자리다.
아, 서른 걸음의 동산이 있어도 다 다스리지 못하고 열 걸음의 땅으로 옮긴 뒤에야 겨우 다스릴 수 있으니 이것이 어찌 졸렬한 이의 본보기가 아니겠는가. 이를 미루어 조정에 옮긴다면 돌아보건대 또 그 임무를 더럽히고 다스리지 못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옛날 진중거(陳仲擧)는 방 하나도 쓸지 않았으니 그 뜻이 멀었기 때문이다. 이로 말하자면 대장부가 뜻을 쌓는 것을 또한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이로 인해 스스로 웃고 가만히 적는다. 적어 놓고 보아도 또한 이따금 스스로 크게 웃는다. 웃고 다시 즐거움으로 삼는다. 갑인년 오월 스무사흗날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