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맞은 일을 적다夢驗記
說夢似怪誕。然周官有六夢之占。又五經子史。多皆言夢。夢苟有驗。說之何害歟。予昔嘗掌記完山也。平時略不詣城隍祠宇。一日。夢至其祠拜堂下。似若與法曹同拜者。王使人傳曰。記室上階。予登廳事再拜。王以布帽緇布襦衣坐南榮。起答拜。引之使前。俄有人持白酒來斟。柸盤亦草草。與飮良久。謂曰。聞牧官近者新印十二國史。有諸。予曰。然。曰。何不貺予耶。予有衆兒。欲令讀之。以數件見惠。可乎。予曰。唯唯。又曰。官吏之首某甲者。可人也。請護之。予又曰。唯唯。予亦門禍福何如。王指路上車奔而折軸者曰。子猶是也。不出今年。去是州矣。俄自持鞓帶二事贈之曰。子當貴。請以此贐之。及覺。遍體流汗。時按廉使郞將盧公。使牧官新印十二國史。又官吏某有不愜吾意者。欲因事斥之。故有是語。明日。召其吏令印史二本遣獻。因貰其罪不問。是年。果爲同寮者所愬見罷。始悟車折之言。然投閑凡七年。未得調一官。困躓莫甚。復不信其言矣。雖歷踐華要。至登三品。亦未之甚信也。曁今進拜相位。然後乃大信當貴之言之正若符合不違也。噫。神道冥感。亦有時而信。豈皆虛也哉。時閼逢敦牂涂月日。誌。
꿈을 말하는 것은 괴이하고 헛된 듯하다. 그러나 『주관(周官)』에 여섯 가지 꿈을 점치는 법이 있고, 또 오경과 제자와 사서에 꿈을 말한 것이 많다. 꿈이 진실로 맞음이 있다면 말한들 무엇이 해롭겠는가.
내가 옛날에 완산(完山)의 장서기로 있을 때 평소에 성황 사당에 도무지 나아가지 않았다. 하루는 꿈에 그 사당에 이르러 마루 아래에서 절하는데 법조와 함께 절하는 듯하였다. 왕이 사람을 시켜 전하였다. 「기실은 섬돌 위로 오르라.」 내가 청사에 올라 두 번 절하니 왕은 베 모자를 쓰고 검은 베 저고리를 입고 남쪽 처마에 앉았다가 일어나 답례로 절하고 이끌어 앞으로 나오게 하였다.
이윽고 어떤 사람이 막걸리를 가져와 따랐는데 잔과 소반도 초라하였다. 함께 마시기를 한참 하다가 왕이 말하였다. 「듣건대 목관에서 요사이 『십이국사(十二國史)』를 새로 찍었다 하니 그런 일이 있는가.」 내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어찌 나에게 주지 않는가. 나에게 아이가 여럿 있어 읽히고자 하니 몇 벌을 베풀어 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내가 말하였다. 「예예.」 또 말하였다. 「관리의 우두머리 아무개는 쓸 만한 사람이니 보살펴 주기 바란다.」 내가 또 말하였다. 「예예.」
나도 또한 화와 복이 어떠할지를 물었다. 왕이 길 위에 수레가 달리다가 굴대가 부러진 것을 가리켜 말하였다. 「그대가 이와 같다. 올해를 넘기지 않아 이 고을을 떠날 것이다.」 이윽고 몸소 가죽 띠 두 벌을 가져다 주며 말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귀하게 될 것이다. 이것으로 노자를 삼기 바란다.」 깨고 나니 온몸에 땀이 흘렀다.
그때 안렴사 낭장 노공(盧公)이 목관을 시켜 『십이국사』를 새로 찍게 하였고, 또 관리 아무개가 내 뜻에 맞지 않는 데가 있어 일을 빌미로 물리치려 하였으므로 이런 말이 있었던 것이다. 이튿날 그 아전을 불러 사서 두 벌을 찍게 하여 보내 바치고, 이어 그 죄를 놓아주고 묻지 않았다.
이해에 과연 같은 동료의 참소를 입어 파직되니 비로소 굴대가 부러진다던 말을 깨달았다. 그러나 한가한 데 던져진 지 무릇 일곱 해에 벼슬 하나 얻지 못하여 곤궁하고 넘어짐이 이보다 심할 수 없었으니 다시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비록 화려하고 요긴한 자리를 두루 밟아 삼품에 오르기까지 하였어도 또한 그리 믿지 않았다. 이제 재상 자리에 오른 뒤에야 마땅히 귀하게 되리라던 말이 부절을 맞춘 듯 어긋나지 않았음을 크게 믿게 되었다.
아, 신령한 도의 그윽한 느낌도 때로 미더움이 있으니 어찌 다 헛되겠는가. 때는 갑오년 십이월 아무 날에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