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복사 담선 모임의 방문昌福寺談禪榜
夫道之興替。皆係乎時。故禪法中微。幾至如線。我晉康公扶而起之。力築潰堤。手廻狂瀾。有以維持。然後源流益漲。祖道大行於世矣。公大安三年。得古昌福寺於城之東南。遂拓而新之。今上卽祚之二年。將大闢叢林。闡揚心法。先是。公聞禪之司南弁公。遠遁深山。修眞鍊行。嘗累徵不至。公欲卑辭屈致。或者曰。業已長往。其不迹人間久矣。恐不能易致也。公笑曰。諸佛菩薩。皆以廣度衆生爲意。安有恡法不傳。如人巨富能積而不能散耶。必不爾也。遂聞于上。上遣使敦諭。果應命上道。一如公所忖度。法王鼎來。龍象知歸。凡結社精修如眞公等高行之人。悉皆赴召。其餘宗門宿德。無不臻湊。其集如雲。禪席之盛。古今所無是會也。弁公主盟。眞公副焉。說六祖壇經徑山語錄。每夜談空。率以爲常。乃至五敎。聞人韻士。亦得參赴。分日得場。互談其敎之宗旨。始也各執意相矛楯。雖聞禪法也。亦不甚心服。惘如也。及徐涉其趣。漸入蔗境。領得心要然後。槾山一破。翕然隨以定。自是摳衣請益。知禪之爲無上大法門也。達磨不云乎。千經萬論。只是明心。言下契會。敎將何用。大哉禪之爲道也。雖智所不能及。言所不能窮也。大略以了心爲宗。若欲了心。無心可了。無了之了。是爲眞了。了則是心。心外無佛。如迷自己分上有靈光大寶。向人求索。終日奔忙。祇自苦耳。佛祖所談。無易斯旨。今擧此最上勝味。飽飫士大夫。使入一妙眞源。下至庶人。游霧蒙潤者多矣。一槌手段。已做三韓萬世。則我國其可涯哉。開席凡二十有八日而始罷。其預會高流。咸列于左云云。
무릇 도가 일어나고 스러짐은 다 때에 매여 있다. 그러므로 선법이 중간에 쇠하여 거의 실낱같이 되었다. 우리 진강공(晉康公)이 붙들어 일으켜, 힘써 터진 둑을 쌓고 손으로 미친 물결을 돌이켜 지탱함이 있었다. 그런 뒤에 물줄기가 더욱 불어 조사의 도가 세상에 크게 행하였다.
공이 대안(大安) 삼년에 성의 동남쪽에서 옛 창복사(昌福寺)를 얻어 마침내 넓혀 새롭게 하였다. 지금 임금께서 즉위하신 둘째 해에 장차 총림을 크게 열어 마음의 법을 드날리려 하였다.
이에 앞서 공은 선문의 길잡이인 변공(弁公)이 멀리 깊은 산에 숨어 참됨을 닦고 행실을 단련하며 일찍이 여러 번 불러도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공이 말을 낮추어 몸을 굽혀 맞아들이려 하니 어떤 이가 말하였다. 「이미 멀리 가 버려 인간 세상에 자취를 두지 않은 지 오랩니다. 쉽게 맞아 오지 못할까 합니다.」 공이 웃으며 말하였다. 「모든 부처와 보살은 다 중생을 널리 건지는 것을 뜻으로 삼는다. 어찌 법을 아껴 전하지 않기를, 사람이 크게 부자이면서 쌓을 줄만 알고 흩을 줄 모르는 것같이 하겠는가. 반드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임금께 아뢰니 임금이 사신을 보내 간곡히 타일렀다. 과연 명에 응하여 길에 올랐으니 공이 헤아린 바와 꼭 같았다.
법왕이 바야흐로 오자 뛰어난 스님들이 돌아갈 데를 알았다. 무릇 결사하여 정밀히 닦는 진공(眞公) 같은 높은 행실의 사람이 다 부름에 나아왔다. 그 밖의 종문에 덕 높은 이들도 모여들지 않는 이가 없어 그 모임이 구름 같았다. 선 자리의 성함이 예나 이제나 이만한 모임은 없었다.
변공이 주관하고 진공이 도왔다. 『육조단경』과 『경산어록』을 강설하고 밤마다 공(空)을 말하기를 으레 늘 하는 일로 삼았다. 오교에 이르기까지 이름난 이와 운치 있는 선비도 참여할 수 있었다. 날을 나누어 자리를 얻어 서로 그 가르침의 종지를 말하였다.
처음에는 저마다 뜻을 고집하여 서로 창과 방패가 되어, 비록 선법을 들어도 마음으로 그리 따르지 않고 멍한 듯하였다. 천천히 그 뜻에 젖어들어 차츰 단맛 나는 데로 들어가 마음의 요긴함을 얻은 뒤에는, 막고 있던 산이 한 번 무너지듯 하여 한결같이 따라 정해졌다. 이로부터 옷깃을 여미고 가르침을 청하여 선이 위없는 큰 법문임을 알았다.
달마가 말하지 않았던가. 「천 가지 경과 만 가지 논이 다만 마음을 밝히는 것이다. 말 아래에서 곧 깨치면 가르침을 장차 어디에 쓰겠는가.」 크도다, 선이 도 됨이여. 비록 지혜로도 미칠 수 없고 말로도 다할 수 없다.
대략 마음을 깨치는 것을 종지로 삼는다. 마음을 깨치고자 하나 깨칠 만한 마음이 없다. 깨침 없는 깨침이 참된 깨침이다. 깨치면 곧 마음이요 마음 밖에 부처가 없다. 제 분수 위에 신령한 빛의 큰 보배가 있음을 모르고 남에게 구하여 온종일 바삐 달리면 다만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 부처와 조사가 말한 것에 이 뜻을 바꿀 것이 없다.
이제 이 가장 높은 빼어난 맛을 들어 사대부를 배불리고 하나의 묘한 참된 근원에 들게 하였다. 아래로 뭇 백성에 이르기까지 안개 속에 노닐며 젖음을 입은 이가 많다. 한 번 방망이를 든 솜씨가 이미 삼한 만세의 일을 이루었으니 우리나라의 복을 어찌 끝을 헤아리겠는가.
자리를 연 지 무릇 스무여드레 만에 비로소 파하였다. 그 모임에 참여한 높은 이들을 다 왼쪽에 벌여 적는다.
협주 1
文以類附無所述先後
글은 갈래대로 붙였고 먼저와 나중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