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을 대신하여 나에게 보내는 글代仙人寄予書
月日。紫微宮使某甲,丹元眞人某乙等。謹遣金童。奉書于東國李春卿座右。人間喧雜。甚苦甚苦。伏惟道用何似。傾佇罔極。吾二人。居帝之左右。出納天命者也。昔者。吾子亦爲上帝之文臣。掌帝之制勅。凡春而布和氣。煦育草木。冬而振寒令。肅殺萬物。其或雷霆也風雨也霜雪也雲霧也。是皆帝之所以號令於天下者。制勅一出子手。無不稱之。帝用德之。圖有以報爾之勞者。俯詢於臣等。臣等議曰。暫虛天上之文官。遣作人間之學士。西掖北門。快草紅泥之誥。紫微黃閣。穩調金鼎之羹。澤潤生民。名振環宇。然後勅還天上。更綴仙班。如是儻可以償其勞矣。帝卽肯允。於是輔子以沖和之氣。益爾以峻爽之資。凡載錄。車百兩馬萬蹄。踵隨于後。遣生於東海扶桑隅日始出之邦矣。子去幾年。尙未聞調一官除一名。著一奇跡。撰一大冊。以聞于帝耳者。吾等甚訝之。方欲使使詰其所然。適有自人間來者。問之則曰。所謂春卿者困。躓窮塗。阻霑一命。謫仙杯酒。頗事狂顚。元結溪山。空稱漫浪。腰未垂尺五之組。頭未峙三梁之冠。失水之龍耶。喪家之狗耶。特纍纍貿貿一布褐之窮士耳。公卿搢紳。非不知名也。豈以其迂闊不切事。而不容揀採歟。言未終。吾等愕然彈指。尋讞爾國之嫉賢忌能者之罪。緘奏于上帝。帝已頷可。將大錮其人。而信爾之屈也。則子之翼將奮矣。子之步將高矣。玉堂有路。何深不入。鳳閣非天。何高不陟。紅塵下界。方酣一餉之榮。碧落故人。空望九還之就。瑤瑟兮生塵。將待子而弄。玉室兮無人。將待子而開。紫皇所賜丹露之漿。金霞之液。獨吾等日厭飫耳。久矣不得與吾子共酌也。宜速償於素志。復超躡於玄都。噫。功名不可不遂。富貴不可久貪。吾等所以勖子者此耳。勉旃。頓首再拜謹白。
어느 달 어느 날, 자미궁사(紫微宮使) 아무와 단원진인(丹元眞人) 아무들은 삼가 금동(金童)을 보내어 동국의 이춘경(李春卿) 좌우께 글을 올립니다.
인간 세상은 시끄럽고 어지러워 몹시 괴롭고 몹시 괴롭겠습니다. 삼가 지내시는 형편은 어떠하십니까. 기울여 기다리는 마음이 끝이 없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상제의 좌우에 있어 하늘의 명을 내고 들이는 이입니다. 옛날 그대도 상제의 문신이 되어 상제의 조칙을 맡았습니다. 무릇 봄이면 화한 기운을 펴 풀과 나무를 따뜻이 기르고, 겨울이면 찬 명령을 떨쳐 온갖 것을 서늘히 죽였습니다. 혹 우레와 벼락이며 바람과 비며 서리와 눈이며 구름과 안개, 이는 다 상제가 천하에 호령하는 것입니다. 조칙이 한번 그대의 손에서 나오면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
상제가 이를 고맙게 여기시어 그대의 수고를 갚을 길을 꾀하시고 저희에게 낮추어 물으셨습니다. 저희가 의논하여 아뢰었습니다. 「잠시 하늘 위의 문관 자리를 비우고 인간 세상의 학사로 보내십시오. 서액과 북문에서 붉은 진흙으로 봉한 조서를 시원히 초하고, 자미와 황각에서 금솥의 국을 편안히 고르게 할 것입니다. 은택이 백성을 젖게 하고 이름이 온 천하에 떨친 뒤에 칙명으로 하늘에 불러올려 다시 신선의 반열에 잇게 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아마 그 수고를 갚을 수 있겠습니다.」 상제가 곧 옳게 여겨 허락하셨습니다.
이에 그대에게 화하고 부드러운 기운을 붙이고 높고 시원한 바탕을 더하였습니다. 무릇 싣고 적은 것이 수레 백 채와 말 만 발굽으로 뒤를 따르게 하여, 동해 부상(扶桑) 모퉁이 해가 처음 뜨는 나라에 태어나게 보내었습니다.
그대가 떠난 지 몇 해인데 아직 벼슬 하나 얻고 이름 하나 오르고 기이한 자취 하나 드러내고 큰 책 하나 지어 상제의 귀에 들렸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니, 우리는 몹시 이상히 여깁니다. 바야흐로 사람을 보내어 그 까닭을 따지려던 참에 마침 인간 세상에서 온 이가 있어 물으니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른바 춘경이라는 이는 괴로워 막다른 길에 넘어져 벼슬 하나도 젖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쫓겨난 신선처럼 술잔을 들고 자못 미친 짓을 일삼으며, 원결(元結)이 내와 산에 있던 것처럼 헛되이 물결에 떠도는 사람이라 일컬어집니다. 허리에는 한 자 다섯 치 끈을 드리우지 못하고 머리에는 세 줄 갓을 얹지 못하였습니다. 물을 잃은 용입니까, 집을 잃은 개입니까. 다만 초췌하고 어리숙한 베옷 입은 궁한 선비일 뿐입니다. 공경과 벼슬아치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아마 그가 우활하여 일에 맞지 않다 하여 골라 쓰이지 못한 것이겠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는 놀라 손가락을 튀겼습니다. 이어 그대 나라에서 어진 이를 시새우고 재능 있는 이를 꺼리는 자들의 죄를 따져 봉하여 상제께 아뢰니, 상제가 이미 고개를 끄덕여 옳다 하시고 그 사람들을 크게 막아 가두려 하십니다. 그리고 그대가 굽혀 온 것을 믿어 주시니, 그대의 날개는 곧 떨쳐질 것이요 그대의 걸음은 곧 높아질 것입니다. 옥당(玉堂)에 길이 있으니 어찌 깊다고 들지 못하겠습니까. 봉각(鳳閣)이 하늘이 아니니 어찌 높다고 오르지 못하겠습니까.
붉은 티끌 아랫세상에서는 한 끼의 영화에 바야흐로 취해 있는데, 푸른 하늘의 옛 벗은 헛되이 아홉 번 돌아 이루는 일을 바라고 있습니다. 옥 거문고에 먼지가 이니 그대를 기다려 타려 하고, 옥집에 사람이 없으니 그대를 기다려 열려 합니다. 자황(紫皇)이 내리신 붉은 이슬의 마실 것과 금빛 노을의 즙을 우리끼리만 날마다 실컷 먹습니다. 그대와 함께 잔을 나누지 못한 것이 오래되었습니다. 마땅히 빨리 본디 뜻을 갚고 다시 현도(玄都)에 뛰어올라 오십시오.
아, 공명은 이루지 않을 수 없고 부귀는 오래 탐낼 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대에게 권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힘쓰십시오. 머리를 숙여 두 번 절하고 삼가 아룁니다.
협주 2
漫浪 — 원결이 스스로 쓴 호 漫浪叟로 보아 「헛되이 만랑수라 일컬어진다」로 읽는 길도 있다. 전거가 확인되지 않아 글자대로 옮겼다. ― 옮긴이
九還 — 아홉 번 고아 만든 단약 九還丹으로 읽는 길도 있다. 전거가 확인되지 않아 글자대로 옮겼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