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 조충(趙冲)께 드리는 글投趙郞中冲書
月日。某聞豐肌膩理。一笑千態者。天下之美女也。此則雖千百人媒之娉之。尙不肯輕許。脫得嬖於鉅公貴人。亦不甚痛喜者。豈恃其姿色之靡曼歟。椎顙齞脣。旁行傴僂者。天下之醜婦人也。其所與嫁。不過傖父販兒耳。旺旺然丈夫誤而一御。則彼婦人喜不自已。更加塗澤。益飾簪珥。常詫於人矣。丈夫聞之。不勝其恥。更遇焉。深矉且唾。莫肯一廻眄而去。彼婦人不自知其醜也。日夜啼泣。聲殷隣里。至令人環聚而唁焉。丈夫懼其不已也。更厚遇之。贈之以金帛之資。遂館而置焉。天下之有色倡婦。皆多其有信。各自謀曰。某丈夫御一醜婦。猶不忍棄。況如吾輩者乎。於是曳羅縠蘊蘭麝。爭先焉猶恐其後。不數年。吳娃宋艶之美。皆萃於其家矣。今僕之凡庸固陋。不啻若椎顙齞脣之醜矣。明公之豪焰赫勢。不啻若旺旺丈夫之美矣。曩者。明公不以僕爲無似。自妙年與之遊之甚款。至輪寫肝膽。約爲兄弟。僕竊不揆賤陋。增飾言貌。承意媚諛。意其交之已固。唊唊噍噍。常詫人曰。士之受知於明公者。凡莫我若也。以是每一行一步。常若有扶之者。僕之自負於閣下也如此。未審果恥而矉且唾耶。抑慮其不已也。而卒與之爲好耶。若終恥而不眄。則僕之啼泣怨訟之聲日益殷。而明公之好士之名。不得不少減矣。如不忍遺舊。匿瑕掩醜。刻畫無鹽。借一言之雌黃。廓然開始從仕之路。俾小子歷金門上玉堂。受調羹玉床之食。則彼丈夫之館置醜婦。厚以金帛之資。又何足導也。夫然後天下之士。皆高閣下之義。相與言曰。某閣下遇一不才如某者。猶不忍遺之。其提奬如此。況若吾儕乎。於是錦肝繡心襲德服義之徒。星奔影騖。猶恐後至。何顔騫曾史之不出於明公之門下者歟。明公接人下士之名。亦列于惇史。亘萬世不朽矣。伏惟明公以僕之是言。微逮於岳公相國。則想必謂之何如耶。萬一笑而頷焉。僕之幸也。惟閣下裁之。恃舊煩聒。不宣惶懼。
어느 달 어느 날.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살이 넉넉하고 살결이 기름져 한번 웃으면 천 가지 모습이 나는 이는 천하의 미인입니다. 이런 이는 천 사람 백 사람이 중매하고 예를 갖추어 청하여도 오히려 가볍게 허락하려 하지 않고, 큰 공과 귀한 이에게 사랑을 받게 되어도 또 몹시 기뻐하지 않습니다. 어찌 제 모습과 빛깔이 곱고 고운 것을 믿어서가 아니겠습니까.
이마가 방망이 같고 입술이 걷혀 이가 드러나며 옆으로 걸어 곱사등인 이는 천하의 미운 여인입니다. 그가 시집가는 데라야 시골뜨기와 장사치 아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운차고 잘난 사내가 잘못하여 한번 가까이하면, 그 여인이 기뻐 스스로 그치지 못하여 더욱 분을 바르고 더욱 비녀와 귀걸이를 꾸미며 늘 남에게 자랑합니다. 사내가 이를 듣고 그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여, 다시 만나면 깊이 낯을 찡그리고 침을 뱉으며 한 번도 돌아보려 하지 않고 가 버립니다.
그 여인은 스스로 제가 미운 것을 알지 못하여 밤낮으로 울어, 소리가 이웃 마을에 울려 사람들이 둘러 모여 위로하기에 이릅니다. 사내가 그치지 않을까 두려워 다시 두터이 대하고 금과 비단을 주어 마침내 집을 마련해 두어 줍니다. 그러자 천하의 빛깔 있는 기생들이 다 그 사내의 미더움을 크게 여겨 각기 스스로 헤아려 말합니다. 「아무 사내는 미운 여인 하나를 가까이하고도 차마 버리지 못하였다. 하물며 우리 같은 이들이겠는가.」 이에 비단과 얇은 옷을 끌고 난초와 사향을 품고 앞을 다투며 뒤질까 두려워하니, 몇 해 안 되어 오(吳)의 어여쁜 이와 송(宋)의 아름다운 이가 다 그 집에 모였습니다.
이제 저의 예사롭고 고루함은 이마가 방망이 같고 이가 드러난 미움보다 더합니다. 명공의 높은 기운과 빛나는 세력은 저 기운찬 사내의 잘남보다 더합니다. 지난날 명공께서 저를 못났다 여기지 않으시고 젊은 나이부터 저와 더불어 매우 도타이 노시어, 속을 다 쏟아 놓고 형과 아우가 되기를 언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천하고 고루함을 헤아리지 못하고 말과 모습을 더 꾸미며 뜻을 받들어 아첨하고는, 그 사귐이 이미 굳다고 여겨 재재거리며 늘 남에게 자랑하였습니다. 「선비로서 명공께 알아주심을 받은 이로는 나만 한 이가 없다.」 그래서 한 걸음 한 발짝마다 늘 붙들어 주는 이가 있는 듯하였습니다. 제가 합하께 자부함이 이와 같습니다.
과연 부끄러이 여기시어 낯을 찡그리고 침을 뱉으시겠는지, 아니면 제가 그치지 않을까 걱정하시어 마침내 저와 더불어 좋게 지내시겠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끝내 부끄러이 여기시어 돌아보지 않으시면, 저의 울며 원망하는 소리가 날로 더욱 울릴 것이요 명공께서 선비를 좋아하신다는 이름이 조금 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만일 옛정을 차마 버리지 못하시어 흠을 감추고 미움을 덮으시며, 무염(無鹽)을 새겨 그리듯 한마디 고쳐 주시는 말씀을 빌려 처음 벼슬하는 길을 활짝 열어 주시어, 소자로 하여금 금문(金門)을 지나 옥당(玉堂)에 올라 옥으로 꾸민 상에서 국 맛을 고르는 밥을 받게 해 주신다면, 저 사내가 미운 여인에게 집을 마련해 주고 금과 비단을 두터이 준 것쯤이야 또 무엇이 말할 거리가 되겠습니까.
그런 뒤에 천하의 선비가 다 합하의 의로움을 높이며 서로 말할 것입니다. 「아무 합하는 아무 같은 재주 없는 이 하나를 만나고도 차마 버리지 못하셨다. 그 이끌어 기려 주심이 이와 같으니 하물며 우리 같은 이들이겠는가.」 이에 비단 같은 간과 수놓은 마음으로 덕을 입고 의를 좇는 무리가 별처럼 달리고 그림자처럼 내달아 뒤늦을까 두려워할 것입니다. 어찌 안회(顔回)와 민자건(閔子騫), 증삼(曾參)과 사추(史鰌) 같은 이가 명공의 문하에서 나오지 않겠습니까. 명공께서 사람을 맞고 선비에게 몸을 낮추신다는 이름이 또한 돈사(惇史)에 올라 만세에 걸쳐 썩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명공께서 저의 이 말을 악공(岳公) 상국께 가만히 미쳐 주시면, 그분이 반드시 무엇이라 하실까요. 만일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신다면 저의 다행입니다. 오직 합하께서 헤아려 주소서. 옛정을 믿고 번거롭게 떠들었습니다. 이만 그치며 두려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