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26

수좌 회찬(懷璨)께 손수 쓴 글寄懷璨首座手書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44자 · 낭독 1.4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2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月日。某頓首席端法主丈下。僕近欲赴完山幕府。臨去當往拜。得受一杯大道漿。然後辭訣耳。前所囑護歸信住老事。已曾銘心。幸勿復慮。僕之理裝。雖歷丏於人。甚類浮屠之求人隨喜者。亦隨分辦得。已畫歸期。但僕在京師。每造丈室。未嘗不陪輭話寫幽情。以此爲快耳。一行作吏。爲簿領所縛。當鬱悒時。顧與話者誰歟。迨三年然後見之。未爾間。千萬爲法自愛。不宣。某再拜。

어느 달 어느 날, 아무는 법주 어른 자리 앞에 머리를 숙입니다.

저는 요사이 완산(完山) 막부로 가려 합니다. 떠날 즈음 마땅히 가서 뵙고 큰 도의 물 한 잔을 받은 뒤에 하직하겠습니다. 앞서 부탁하신, 귀신사(歸信寺)에 머무시는 노스님을 보살피는 일은 이미 마음에 새겼으니 부디 다시 걱정하지 마소서.

제 행장을 차리느라 여러 사람에게 빌었으니 중이 남에게 시주를 구하는 것과 몹시 비슷하나, 또 분수에 따라 마련하였고 길 떠날 날도 이미 그었습니다. 다만 제가 서울에 있으면서 어른의 방에 갈 때마다 부드러운 이야기를 모시고 그윽한 뜻을 쏟아 놓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이것을 시원하게 여겼습니다. 한번 가서 벼슬아치가 되어 문서에 얽매이면, 답답할 때에 돌아보아 이야기할 이가 누구겠습니까.

세 해가 되어야 뵐 터이니 그동안 부디부디 법을 위하여 몸을 아끼소서. 이만 그칩니다. 아무는 두 번 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