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해에 급제한 벗들을 위하여 사람을 천거하며 최 상국께 올리는 글爲同年薦人崔相國書
六月日。某某等謹奉書于相國閣下左右。某等聞古之人以階升名者。爲同年友。然則顧同出一門。義等兄弟矣。大抵一家有兄弟之衆多者。若皆不得顯達。則各自謀其己而已。又奚暇爲首尾之救哉。若兄弟竝都顯列。赫赫煌煌。聯華接曜。而有一人獨窮躓不自振。則兄弟莫不咨嗟。伋伋於營救。欲與之同榮。是人之情也。比年來。同年之多涉顯仕者。愚等庶幾矣。此皆相國閣下造化所及也。有已踐兩府。其次亦皆至於郞官之秩矣。凡諫議二人而已。我同年今專之。制誥之任。無幾許人。而居是任者。常不下六七人。其餘亦皆得列於食祿之班矣。愚等往往屈指向人。用以爲夸談也。於此但二人有可憫惜者。前監察御史申禮。蓋故宰相淑之孫。而故大府卿作孝之子也。失祿累載。其窮困有不可言者。奉御同正名克文者。故學士崔孝悌之子也。於同年獨不得一官。年幾六十。窮餓尤甚。是某等所不可視如行路人。而汲汲於首尾之救。再以此冒黷明鑑者也。伏望相國閣下當銓選之次。俾二子或復其秩。或得一權務之任。得食其祿。則非特同年之榮感也。閣下所以活人窮者之仁。與活昆蟲萬命同矣。輕觸尊嚴。無任兢惕僭越之至。
유월 아무 날, 아무개들은 삼가 상국 합하 좌우께 글을 올립니다.
저희가 듣기로 옛사람은 같은 해에 나란히 올라 이름을 함께한 이를 동년(同年)의 벗이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돌아보건대 한 문에서 함께 나왔으니 의리가 형제와 같습니다.
대저 한 집안에 형제가 많은데 만일 다들 출세하지 못하면 각기 제 앞가림이나 할 뿐이니, 또 어느 겨를에 서로 돕고 건져 주겠습니까. 만일 형제가 모두 드러난 반열에 올라 빛나고 환하여 꽃다움을 잇고 빛을 맞대었는데, 한 사람만 홀로 궁하여 넘어져 스스로 떨치지 못한다면, 형제들이 탄식하며 급급히 건져 내기를 꾀하여 함께 영화롭게 하려 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이것이 사람의 정입니다.
근년 들어 동년 가운데 드러난 벼슬을 많이 거친 이로는 저희만 한 무리가 거의 없습니다. 이는 다 상국 합하께서 지어 내신 조화가 미친 바입니다. 이미 양부(兩府)를 밟은 이가 있고 그다음도 다 낭관의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무릇 간의(諫議)는 두 사람뿐인데 우리 동년이 이제 이를 독차지하였습니다. 제고(制誥)의 임무도 사람이 몇 되지 않는데 이 임무에 있는 이가 늘 예닐곱 사람을 밑돌지 않습니다. 그 나머지도 다 녹을 먹는 반열에 들었습니다. 저희는 이따금 남을 향해 손가락을 꼽으며 이것을 자랑거리로 삼습니다.
이 가운데 다만 두 사람이 딱하고 안타깝습니다. 전 감찰어사 신례(申禮)는 돌아가신 재상 신숙(申淑)의 손자요 돌아가신 대부경 신작효(申作孝)의 아들입니다. 녹을 잃은 지 여러 해라 그 궁하고 곤함을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봉어동정으로 이름이 극문(克文)인 이는 돌아가신 학사 최효제(崔孝悌)의 아들입니다. 동년 가운데 홀로 벼슬 하나 얻지 못하고 나이 예순에 가까운데 궁하고 주림이 더욱 심합니다. 이는 저희가 길 가는 남처럼 볼 수 없는 바라, 급급히 서로 구하려 하여 거듭 이 일로 밝으신 살피심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상국 합하께서는 사람을 뽑으실 즈음에 두 사람으로 하여금 혹 그 자리를 되찾게 하시거나 혹 권무(權務)의 임무 하나라도 얻어 그 녹을 먹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시면 동년들이 영광으로 느낄 뿐이 아닙니다. 합하께서 궁한 사람을 살리시는 어짊이 만 마리 벌레의 목숨을 살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가벼이 존엄하심을 범하였습니다. 두렵고 삼가며 주제넘은 마음을 이기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