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상국께서 차자를 올려 천거해 주심에 사례하는 글謝趙相國上箚子薦進啓
云云。才非卓犖。過煩薦鶚之書。感至銘藏。空洒泣鮫之淚。竊以都宰相之位。摠朝廷之權。職所首行。莫推賢之爲急。人難膚識。在考實之惟精。知而不擧則頗類妨能。擧而不實則未免招謗。惟物論之歸允。合人心之取平。如某者。學靡該通。性惟狂狷。早擢春官之第。不思官路之難。初欲直前而進焉便登坦道。漸如自後而擠者反落窮坑。凡閱八年。未霑一命。琴爲無聞而絃絶。鳳髓莫連。釰因不試而塵生。鵜膏難瑩。時乎晚矣。命也何如。豈圖眷遇之非常。俯憫孤寒之寡援。曲收一介。仰達九重。苟被皇上曰可之音。卽關閣下專斷之手。吾事可必。不占亦知。公道如鈞衡而雖出無私。人情豈木石而頑然自若。恩將及於鮒轍。命已輕於鴻毛。苟有此身。其忘曷日云云。
운운. 재주가 뛰어나지 못한데 지나치게 천거하는 글로 번거롭게 하셨습니다. 느꺼움이 뼈에 새겨 간직하는 데 이르러, 헛되이 인어가 흘리는 듯한 눈물을 뿌립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재상의 자리를 도맡아 조정의 권한을 거느리면, 직분으로 먼저 행할 것에 어진 이를 밀어 올리는 것보다 급한 일이 없습니다. 사람은 겉만 보고 알기 어려우니 실상을 살피기를 정밀히 하는 데 달렸습니다. 알고도 들어 쓰지 않으면 자못 재능을 막는 것과 같고, 들어 썼으나 실상에 맞지 않으면 헐뜯음을 부르기를 면하지 못합니다. 오직 뭇사람의 의논이 미쁘게 돌아가야 사람의 마음이 고르게 여기는 데 맞습니다.
아무 같은 자는 배움이 두루 통하지 못하고 성품이 미치고 고집스럽습니다. 일찍이 춘관(春官)의 과거에 뽑히고는 벼슬길의 어려움을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곧장 앞으로 나아가면 곧 평탄한 길에 오르리라 여겼는데, 차츰 뒤에서 떠미는 자가 있는 듯 도리어 궁한 구덩이에 떨어졌습니다. 모두 여덟 해를 지내도록 벼슬 하나 얻지 못하였습니다. 거문고는 들어 주는 이가 없어 줄이 끊겼으니 봉황의 골로도 잇지 못하고, 칼은 시험하지 않아 먼지가 앉았으니 사다새 기름으로도 닦아 빛내기 어렵습니다. 때는 늦었으니 운명을 어찌하겠습니까.
어찌 돌보아 주심이 예사롭지 않아, 외롭고 가난하여 도와줄 이 적은 것을 굽어 가엾이 여기시고, 굽혀 한낱 저를 거두어 우러러 구중궁궐에 아뢰실 줄 생각하였겠습니까. 진실로 임금께서 옳다 하시는 말씀을 입는 것은 곧 합하께서 오로지 결단하시는 손에 달렸습니다. 제 일이 반드시 되리라는 것은 점치지 않아도 알겠습니다.
공변된 도리가 저울과 같아 비록 사사로움 없이 나온 것이라 하나, 사람의 정이 어찌 나무와 돌이라고 굳어져 태연하겠습니까. 은혜가 장차 수레바퀴 자국에 든 붕어에게 미치려 하고, 목숨은 이미 기러기 털보다 가볍습니다. 진실로 이 몸이 있는 한 어느 날엔들 잊겠습니까.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