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 관인에게 답하는 글答蒙古官人書
右啓。今月某日。忽奉鈞旨。伏蒙幕府遠涉千里。辱臨弊境。首貽誨音。欣感欣感。但所詰數段事。實非我國本意。深以此爲恐。敢布腹心。惟冀大度矜之。其所稱你者巧言語。說得我出去後。却行返變了入海裏住去。不中的人宋立章許公才那兩箇來的說詤走得來。你每信那人言語。呵返了也事。我國與上朝通好久矣。頃有宋立章者來言。上國將擧大兵。來征弊邑。其言有不可不信者。百姓聞之。驚駭褫氣。過半逃閃。城邑爲之幾空。蓋雷霆一震。天下同驚。以是予亦不能無懼。又慮些小遺民。若一旦掃地皆逋。則恐不得歲輸貢賦。以永事大國。因與不多殘口。入瘴毒卑濕之地。以求苟活耳。寧有他心耶。皇天后土。實鑑之矣。又稱達魯火赤交死則死留下來。如今你每拿縛者事。右達火赤其在京邑者。接遇甚謹。略不忤意。大國豈不聞之耶。又於列城。委令厚對。其間容或有不如國敎者。予亦不能一一知之。惟上國明考焉。其拿縛上朝使人。無有是理。後可憑勘知之。又稱你本心投拜出來迎我者。本心不投拜。軍馬出來。與我廝殺者。今聞大軍暴露原野。雖大國不諭之。其在小國。禮當親自迎犒。然弊邑之移于窅深偏地。本非上國所令。而顧不能無咎嘖。故且恐且恧。未以時展謁耳。其投拜之心一也。豈有二哉。且小國雖愚暗。旣知畏服大國之義。其嚮仰有年矣。豈於今日乃生叛逆之心耶。仰冀明鑑赦過字小。撫存外蕃。實予之望也。無任云云。
아룁니다. 이달 아무 날에 홀연 존귀하신 뜻을 받들었습니다. 삼가 막부께서 천 리를 멀다 않고 건너와 저희 지경에 이르시어 먼저 가르치는 말씀을 주시니 기쁘고 고맙습니다. 다만 따져 물으신 여러 조목은 참으로 우리나라의 본뜻이 아니어서 이를 몹시 두려워합니다. 감히 속마음을 펴니 오직 큰 도량으로 가엾이 여겨 주소서.
이르시기를 「너희가 교묘한 말로 우리를 나가게 한 뒤에 도리어 마음을 바꾸어 바다 속에 들어가 산다」 하셨고, 또 「변변찮은 자 송립장(宋立章)과 허공재(許公才) 두 사람이 와서 거짓말을 하고 달아났는데 너희가 그 사람들 말을 믿고 돌아섰다」 하셨습니다.
우리나라가 황제의 조정과 좋게 지낸 지 오랩니다. 지난번에 송립장이란 자가 와서, 큰 나라가 장차 큰 군사를 일으켜 저희 고을을 치러 온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에 믿지 않을 수 없는 데가 있어 백성이 듣고 놀라 넋을 잃고 반이 넘게 달아나, 성과 고을이 거의 비었습니다. 대개 우레가 한 번 치면 천하가 함께 놀라는 법이니, 이 때문에 저 또한 두려움이 없을 수 없었습니다. 또 얼마 남지 않은 백성이 하루아침에 쓸린 듯 다 달아나면 해마다 공물을 바쳐 길이 큰 나라를 섬기지 못할까 걱정하였습니다. 그래서 많지 않은 남은 사람들과 함께 병 기운 서린 낮고 축축한 땅에 들어와 구차히 살기를 구할 따름이니 어찌 딴마음이 있겠습니까. 하늘과 땅이 참으로 굽어보실 것입니다.
또 「다루가치는 죽이려거든 죽이고 두려거든 두라 하였거늘 이제 너희가 붙잡아 묶었다」 하신 일입니다. 다루가치 가운데 서울에 있는 이는 매우 삼가 대접하여 조금도 뜻을 거스르지 않았으니 큰 나라가 어찌 듣지 못하셨겠습니까. 또 여러 성에도 두터이 대하라 맡겨 명하였으나, 그 사이에 혹 나라의 가르침대로 하지 않은 자가 있더라도 저 또한 낱낱이 알 수 없습니다. 오직 큰 나라가 밝게 살펴 주소서. 황제의 조정 사신을 붙잡아 묶는 일은 그럴 리가 없으니 뒤에 조사해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또 「네가 참으로 귀순할 마음이면 나와서 우리를 맞을 것이요, 참으로 귀순할 마음이 아니면 군사를 내어 우리와 싸우라」 하셨습니다. 이제 큰 군사가 들판에 몸을 드러내고 있다 들으니, 큰 나라가 이르지 않으셨더라도 작은 나라로서는 예에 마땅히 몸소 나아가 맞아 먹여야 합니다. 그러나 저희 고을이 깊고 외진 땅으로 옮긴 것은 본디 큰 나라가 명하신 바가 아니어서 돌아보건대 꾸짖음이 없을 수 없으므로, 두렵고도 부끄러워 제때에 나아가 뵙지 못하였을 따름입니다. 귀순하는 마음은 한결같으니 어찌 둘이 있겠습니까.
또 작은 나라가 어리석고 어두우나 이미 큰 나라를 두려워하고 복종하는 의리를 아는 터라 우러른 지 여러 해입니다. 어찌 오늘에 와서 배반할 마음을 내겠습니까. 우러러 바라건대 밝게 살피시어 허물을 용서하고 작은 나라를 사랑하시며 바깥 울타리를 어루만져 주소서. 참으로 저의 바람이니 간절하기 그지없습니다.
협주 2
壬辰九月
임진년 구월이다.
交死則死留下來 — 저본은 交이나 敎, 곧 「하게 하다」의 잘못으로 본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