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과 한인에게 몰래 알리는 글密告女眞漢兒文
密諗女眞漢兒等官人。其每次所通事。一一知之。比來你每及回回,阿萬等諸國人。厭隨蒙古。投來我國者衮衮不絶。其人等皆來傳你每所言云。阿每久爲蒙古驅逼。不堪其苦。又累載相從。細詳其本心。其猜忍莫甚。然今之不殺阿每者。非愛之也。凡攻破諸國城堡。次欲借力驅使耳。若諸國摠亡。則必不存阿每矣。是故。頃者羊波奴甚憤之。方蒙古之伐東眞也。率其屬往其本屯。盡殺了留在男女。遂入石城自保。蒙古於癸巳甲午年間。攻其城殺了底。自是後常疑吾屬者久矣。終必屠之可知也。聞高麗入都水內地甚寬廣。又善遇異國歸降者。各給口分田地。使耕而食之。其居可樂也。欲於此時逃出歸投。但難於出去。姑侯其隙矣。每來人所傳如是。其言不可不信。何者。且我國與你每國。通好僅百年。而略無嫌隙。況自未入水內時。於每處置投化場。以處你每之投來者。各給以上田令耕墾。安生樂業。其若官人者。許通仕籍。今於水內亦爾。則你每豈不聞之耶。其欲來投信然矣。果若爾言。則偕十人而來者。給廩食若干金帛若干。偕百人而來者。加等三倍。次次而上。亦如之。非特賞賜如此。皆處以好地安之。愼勿疑也。豈唯你每而已哉。諸國亦然。
여진(女眞)과 한인(漢兒) 여러 관인에게 몰래 고합니다. 그대들이 번번이 알려 온 일은 하나하나 알고 있습니다.
요사이 그대들과 회회(回回)·아만(阿萬)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몽고를 따르기 싫어하여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이가 잇달아 끊이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모두 와서 그대들이 한 말을 이렇게 전합니다.
「우리는 오래 몽고에게 몰리고 핍박받아 그 괴로움을 견디지 못한다. 또 여러 해 서로 따르면서 그 본마음을 자세히 살펴보니 시기하고 모짊이 더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아껴서가 아니다. 여러 나라의 성과 보루를 쳐부술 때 우리 힘을 빌려 부리려는 것일 뿐이다. 만약 여러 나라가 다 망하면 반드시 우리를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난번에 양파노(羊波奴)가 몹시 분하게 여겨, 몽고가 동진(東眞)을 칠 때에 제 무리를 거느리고 본래의 진영으로 가서 남아 있던 남녀를 다 죽이고 마침내 석성(石城)으로 들어가 스스로 지켰다. 몽고가 계사년과 갑오년 사이에 그 성을 쳐서 그를 죽여 버렸다. 그 뒤로 늘 우리 무리를 의심한 지 오래니 끝내는 반드시 우리를 죽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들으니 고려는 물 안으로 도읍을 옮겼는데 땅이 매우 넓고, 또 다른 나라에서 돌아와 항복한 이를 잘 대우하여 저마다 몫으로 밭과 땅을 주어 갈아 먹게 하니 그곳에 사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이때에 달아나 그리로 가 붙고자 하나 다만 빠져나가기가 어려워 잠시 그 틈을 기다린다.」
오는 사람마다 전하는 말이 이와 같으니 그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째서인가 하면 이러합니다. 우리나라와 그대들 나라는 좋게 지낸 지 백 년에 가깝도록 조금도 틈이 없었습니다. 하물며 물 안으로 들어오기 전부터 곳곳에 투화장(投化場)을 두어 그대들 가운데 넘어온 이를 살게 하고, 저마다 좋은 밭을 주어 갈고 일구게 하여 편히 살고 즐거이 일하게 하였습니다. 관인 된 이는 벼슬길에 오르도록 허락하였습니다. 이제 물 안에서도 그러하니 그대들이 어찌 이를 듣지 못하였겠습니까. 와서 붙고자 한다는 말은 참으로 그럴 만합니다.
과연 그 말과 같다면, 열 사람을 데리고 오는 이에게는 곡식 얼마와 금과 비단 얼마를 주고, 백 사람을 데리고 오는 이에게는 등급을 더하여 세 곱절을 주며, 차례차례 올라가는 것도 이와 같이 합니다. 상으로 주는 것만 이러할 뿐 아니라 모두 좋은 땅에 살게 하여 편안케 할 것이니 부디 의심하지 마십시오. 어찌 그대들뿐이겠습니까. 여러 나라도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