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晉卿) 승상에게 보내는 글送晉卿丞相書
云云。季冬。伏惟鈞體佳勝萬福。予竊伏海濱。聞高誼之日久矣。今丞相閣下以公才公望。黼黻帝化。經濟四海爲己任。雖千里之外。想趨鼎席。倍萬瞻企。小國。曾於己卯辛卯兩年投拜講和已來。擧一國欣喜。方有聊生之望。惟天日照臨。言可飾哉。其享上之心。尙爾無他。近因上國大軍連年踵至。故人物凋殘。田疇曠廢。由是阻修歲貢。大失禮常。進退俱難。以俟萬死之罪。孰爲之哀哉。但丞相閣下。通詩書閱禮樂文墨位宰相。則其古人所謂修文來遠之意。豈不蓄之於胸次耶。幸今以土地輕薄所產。遣使介奉進皇帝闕下。惟冀丞相閣下。少諒哀祈。以下國小臣可矜之狀。善爲敷奏。導流帝澤。更不遣軍興。保護小邦。俾孑遺殘民得全餘喘。則其嚮仰閣下。祝台壽萬年。烏有窮已。謹以不腆風宜。餉于左右。庶或領納。無任惶悚之至。云云。
운운. 섣달에 엎드려 생각하오니 몸이 두루 편안하고 복 많으시기를 빕니다. 저는 가만히 바닷가에 엎드려 높으신 의리를 들은 지 오랩니다. 이제 승상 합하께서는 공변된 재주와 공변된 명망으로 황제의 교화를 수놓으시고 사해를 다스려 건지는 일을 스스로의 임무로 삼으시니, 비록 천 리 밖에 있으나 재상의 자리로 달려가고 싶어 우러러 바라는 마음이 만 배입니다.
작은 나라는 일찍이 기묘년과 신묘년 두 해에 항복하여 뵙고 화친한 뒤로 온 나라가 기뻐하여 바야흐로 살아갈 바람이 있었습니다. 오직 하늘과 해가 비추어 임하시니 말을 꾸밀 수 있겠습니까. 윗 나라를 받드는 마음은 여전히 딴 뜻이 없습니다.
요사이 윗 나라 대군이 해마다 잇달아 이르렀으므로 사람과 물자가 시들고 논밭이 묵었습니다. 이 때문에 해마다 바치던 공물이 막혀 떳떳한 예를 크게 잃었으니, 나아가고 물러남이 다 어려워 만 번 죽을 죄를 기다립니다. 누가 이를 가엾이 여겨 주겠습니까.
다만 승상 합하께서는 시와 글에 통하고 예와 풍류를 두루 보시며 글로써 재상의 자리에 계시니, 옛사람이 이른바 글을 닦아 먼 곳 사람을 오게 한다는 뜻을 어찌 가슴속에 품지 않으셨겠습니까. 다행히 이제 땅에서 나는 변변찮은 것을 사신에게 들려 황제의 궐 아래에 받들어 올립니다.
오직 바라건대 승상 합하께서는 슬픈 빎을 조금이나마 헤아리시어, 아랫 나라 작은 신하의 가엾은 형편을 잘 펴서 아뢰어 주십시오. 황제의 은택을 이끌어 흐르게 하시고 다시 군사를 일으켜 보내지 않게 하시어 작은 나라를 지켜 주시고, 남은 백성이 마지막 숨이나마 온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시면 합하를 향하여 우러르고 만년의 수를 비는 일이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삼가 변변치 않은 토산물을 좌우에 보내오니 부디 받아 주십시오. 황송한 지극한 마음 이기지 못합니다. 운운.
卷終
권이 여기서 끝난다.
협주 1
卷終 — 저본이 권 끝에 붙인 표지이지 지은이의 글이 아니므로 본문에서 뺐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