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밀 유공권(柳公權)이 벼슬에서 물러나기를 비는 둘째 표柳樞密公權乞辭職表 第二表
臣某言。昨因風病。具表乞解官職。伏蒙今月某日特降手詔不允者。駑駘之力已疲。急於免軛。螻蟻之誠雖切。難以動天。本守不移。敢辭再瀆。伏念臣夤緣資序。汚衊朝廷。久貪優渥之私。果被沈嬰之疹。當夙夜在公之日。常戒蒲盈。況淹延伏枕之時。豈宜曠素。此又不退。何以爲顔。玆陳危苦之辭。願避高華之位。殘骸無益。上聽不廻。而不例委於掖垣。特自內降於手詔。方困頓中。扶腋迺興。伏見詔書曰。人惟求舊。又曰。圖任舊人共政。雖至人不遺於簪履。而小臣無補於絲毫。加又大明無遺察。而猶曰多忘。衆賢皆挾輔。而尙言孤立。夫何慰誨。至此綢繆。病身便於退安。故嘗觸冒嚴勅。責以辜負。玆獨震惶陛下。容無用之才而尙不忍遣歸。微臣受過厚之恩。而豈不欲勉進。但劇位非臥理之地。而上天有可畏之明。雖然。懷祿而飾讓。則斯謂好名。無疾而求安。則是亦近詆。如臣者。才雖至淺。性本不欺。在朋友之間。猶以誠信自許。況君主之側。安敢矯訐而言。誠以病莫能興。榮以爲懼。伏望聖上陛下。霽雷霆之怒。廻日月之明。不奪微誠。使安老境。則搶楡斤鷃。樂自適於逍遙。得水傷龜。恩豈忘於頃刻。云云。
신 아무개는 아룁니다. 지난번 풍병 때문에 표를 갖추어 벼슬을 풀어 주시기를 빌었더니, 이달 아무 날에 특별히 손수 쓰신 조서를 내리시어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둔한 말의 힘이 이미 지쳐 멍에 벗기를 서두릅니다. 땅강아지와 개미 같은 정성이 비록 간절하나 하늘을 움직이기는 어렵습니다. 본디 지키는 바를 옮기지 못하니 두 번 더럽힘을 어찌 사양하겠습니까.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은 자리의 차례를 타고 올라 조정을 더럽혔습니다. 오래 두터운 은혜의 사사로움을 탐하다가 과연 고질병에 걸렸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밤까지 공무에 있던 날에도 늘 가득 차 넘침을 경계하였거늘, 하물며 오래 베개에 엎드린 때에 어찌 자리만 비워 두고 녹만 먹겠습니까. 이러고도 물러나지 않으면 무슨 낯이 서겠습니까. 이에 두렵고 괴로운 말을 아뢰어 높고 화려한 자리를 피하기를 바랍니다.
쇠잔한 몸은 쓸모가 없는데 위에서 들으심은 돌이키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면서 전례대로 아랫 관청에 맡기지 않으시고 특별히 안에서 손수 쓰신 조서를 내리셨습니다. 바야흐로 고단한 가운데 겨드랑이를 붙들려 일어났습니다. 엎드려 조서를 보니 「사람은 오직 옛사람을 구한다」 하셨고, 또 「옛사람에게 일을 맡겨 함께 정사하기를 꾀한다」 하셨습니다.
지극한 분은 비녀와 신발조차 버리지 않으신다 하나 작은 신하는 실낱만 한 보탬도 없습니다. 게다가 크게 밝으심은 살피지 못하는 바가 없으신데도 오히려 「잊음이 많다」 하시고, 여러 어진 이가 다 곁에서 돕는데도 오히려 「외로이 섰다」 하십니다. 무슨 위로와 가르침이 이토록 곡진하십니까.
병든 몸은 물러나 편히 있는 것이 마땅하므로 일찍이 엄한 조칙을 무릅썼다가 저버렸다는 꾸지람을 들으니, 이에 홀로 떨며 두려워합니다. 폐하께서는 쓸모없는 재주를 받아들이시고도 오히려 차마 돌려보내지 못하시고, 보잘것없는 신은 지나치게 두터운 은혜를 받았으니 어찌 힘써 나아가고 싶지 않겠습니까. 다만 바쁜 자리는 누워서 다스릴 곳이 아니요 위의 하늘에는 두려워할 만한 밝음이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녹을 품고서 사양하는 체하면 이는 이름을 좋아한다 할 것이요, 병 없이 편안을 구하면 이 또한 속임에 가깝습니다. 신 같은 자는 재주는 지극히 얕으나 성품은 본래 속이지 않습니다. 벗들 사이에서도 오히려 성실과 믿음으로 스스로 자부하였는데 하물며 임금의 곁에서 어찌 감히 꾸며 들추어 말하겠습니까. 참으로 병들어 일어나지 못하고 영화를 두려움으로 여깁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성상 폐하께서는 우레 같은 노여움을 개시고 해와 달 같은 밝음을 돌리시어, 보잘것없는 정성을 빼앗지 마시고 늙은 처지를 편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시면 느릅나무에 부딪치는 메추라기가 거닒에 스스로 즐거울 것이요, 물을 얻은 다친 거북이 어찌 잠시인들 은혜를 잊겠습니까. 운운.
협주 1
中謝
여기에 중사(中謝), 곧 사례하는 말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