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로 봉하심을 처음으로 사양하는 표初度讓封王師表
沙門臣某言。伏蒙聖慈今月十一日特差降某官。奉傳國書一道。將冊臣爲王師者。禪棲僻陋。忽迎使者之華。聖訓丁寧。將致師哉之禮。顧僭踰之已甚。豈冒昧以敢當。守以力辭。期於頷可。。伏念臣性靈至淺。戒行素虧。早業宗乘。心未傳於祖髓。歷持名寺。口徒費於土毛。每緣國主之眷恩。至躡僧門之峻品。虛蒙雨露。無補涓埃。掛想山林。常有拂衣之志。貪恩輦轂。尙稽飛錫之遊。豈意宸衷。遹導舊典。過錄朽殘之質。欲崇體貌之儀。自顧孱資。福本微於盈眥。如當大任。禍可畏於生胎。玆益爲憂。罔知所措。況疾病老而彌劇。故身體日以益衰。雖欲勉從。實難耐處。伏望聖上陛下。廓乾坤之度。廻日月之明。知臣非矯飾之詞。諒臣實誠心之請。追還成命。更擇異能。世不乏人。當有彌天之德。臣能安分。免貽代匠之譏。臣無任祈天俟命戰灼兢懼之至。今因使廻。謹附表陳讓以聞。臣某云云。
사문 신 아무개는 아룁니다. 거룩한 자애로 이달 열하룻날 특별히 아무 관을 보내시어 나라의 글월 한 통을 받들어 전하시고, 장차 신을 왕사로 책봉하려 하심을 엎드려 입었습니다.
선방의 외지고 누추한 곳에서 홀연 사신의 빛남을 맞았고, 거룩한 가르침이 간곡하여 장차 스승의 예를 베푸려 하십니다. 돌아보건대 분수 넘음이 이미 심하니 어찌 어둡게 무릅쓰고 감히 감당하겠습니까. 힘껏 사양함을 지켜 고개를 끄덕여 주시기를 기약합니다.
엎드려 생각하니 신은 타고난 바탕이 지극히 얕고 계행이 본디 모자랍니다. 일찍 불법을 익혔으나 마음으로는 조사의 골수를 전해 받지 못하였고, 이름난 절들을 두루 맡았으나 입으로 땅의 소출만 헛되이 축냈습니다. 매양 임금의 돌보시는 은혜에 기대어 승문의 높은 품계를 밟기에 이르렀습니다. 헛되이 비와 이슬 같은 은혜를 입었을 뿐 물방울과 티끌만큼도 보탠 것이 없습니다.
마음을 산림에 걸어 늘 옷을 떨치고 떠날 뜻이 있었으나, 임금 계신 곳의 은혜를 탐하여 아직 지팡이 날려 떠나는 걸음을 미루었습니다. 어찌 임금의 마음이 옛 법을 좇아 이끄시어, 썩고 남은 바탕을 지나치게 거두어 쓰시고 예우하시는 의식을 높이려 하실 줄 생각하였겠습니까.
스스로 잔약한 바탕을 돌아보니 복은 본디 눈에 차기에도 적은데, 만약 큰 소임을 맡는다면 화가 태에서 자라듯 함을 두려워할 만합니다. 이것이 더욱 걱정이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물며 병은 늙을수록 더욱 심하고 그러므로 몸은 날로 더욱 쇠합니다. 비록 힘써 따르고자 하나 실로 견디어 머물기 어렵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성상 폐하께서는 하늘땅 같은 도량을 넓히시고 해와 달 같은 밝음을 돌리시어, 신의 말이 꾸며 낸 것이 아님을 아시고 신의 청이 실로 정성스러운 마음임을 헤아리소서. 이미 이루어진 명을 거두시고 다시 남다른 능함을 가리소서. 세상에 사람이 모자라지 않으니 마땅히 하늘에 가득한 덕을 지닌 이가 있을 것이요, 신은 분수에 편안하여 목수를 대신한다는 비웃음을 남기지 않겠습니다.
신은 하늘에 빌며 명을 기다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이기지 못합니다. 이제 사신이 돌아가는 편에 삼가 표를 붙여 사양함을 아뢰어 올립니다. 신 아무개는 운운.
협주 1
中謝
여기에 중사(中謝)의 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