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청광록대부 추밀원부사 좌산기상시 보문각학사를 사양하는 표讓銀靑光祿大夫樞密院副使左散騎常侍寶文閣學士表
云云。位峻黃樞。本號高華之地。命宣紫檢。過推駑猥之才。省己靡宜。緘辭自訴。伏念臣天資拙訥。人品妄庸。爲文多狂蕩浮夸之辭。行己寡矜持愼重之態。世皆目薄行之輩。臣亦無遠到之期。久莫除官。徒有戢鱗之嘆。晚方從宦。尙稽驤首之驅。幸遘昌期。始參要職。每沐甄收之渥。不離侍從之班。雍容藥省之游。密勿花甎之步。或玷泮宮之師席。或司祕閣之天書。此皆踰分之榮。縱難謬處。旣曰業文之任。幸或得居。若其帷幄豫謀。台衡亞體。本欲待經綸之佐。未宜容腐爛之儒。況復珥於貂璫。而獲陪於輦乘。臣本無所效。何有此除。因反覆思之。則臣唯於國之與達旦。交好已來。專以文翰委之。常耗竭精思。粗修不腆書牘而已。若考績則此特弄筆通戎之薄勞也。不足爲功。及受賞則乃與褰旗平賊者同昇而彼反在下。辭無可籍。顔得無慙。苟冒昧以敢當。卽顚躋之隨至。伏望云云。知臣實懼盈而思遜。諒臣非飾讓以徼名。追寢明緡。更求英器。則銜勒之下。豈無騏驥之縻。蕃籬之間。自守鷦鷯之適。云云。
운운. 자리가 추밀원에서 높으니 본디 높고 빛나는 곳이라 부릅니다. 자줏빛으로 봉한 글로 명을 내리시어 둔하고 하찮은 재주를 지나치게 밀어 올려 주셨습니다. 스스로를 살피면 마땅하지 않아 말을 봉하여 스스로 하소연합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은 타고남이 서툴고 어눌하며 사람됨이 함부로 용렬합니다. 글을 지으면 미치고 방탕하며 들뜬 말이 많고, 몸을 가짐에 삼가 지키고 신중한 태도가 적습니다. 세상이 모두 행실 엷은 무리로 보았고 신 또한 멀리 이를 기약이 없었습니다. 오래 벼슬을 받지 못하여 한갓 비늘을 거둔다는 한탄이 있었고, 늦게야 벼슬을 따랐으나 오히려 머리를 들고 달림이 늦었습니다.
다행히 성한 때를 만나 비로소 긴요한 직책에 참여하였습니다. 늘 가려 거두시는 두터움에 목욕하여 임금을 모시는 반열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약성(藥省)의 노닒에 넉넉하고 꽃무늬 벽돌 걸음에 부지런하였습니다. 혹 반궁(泮宮)의 스승 자리를 더럽히고 혹 비각의 임금 글을 맡았습니다. 이는 다 분수에 넘치는 영화라 비록 잘못 있기 어려우나, 이미 글을 업으로 하는 소임이라 다행히 혹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막 안에서 미리 꾀하고 재상의 다음 자리에 몸을 두는 일은, 본디 나라를 다스려 짤 보좌를 기다리는 것이니 썩은 선비를 받아들임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다시 담비 꼬리를 꽂은 관을 쓰고 임금의 수레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신은 본디 보람 있는 일을 한 것이 없는데 어찌 이런 벼슬이 있겠습니까.
되풀이 생각해 보면, 신은 오직 우리나라가 달단(達旦)과 사이좋게 지낸 뒤로 글의 일을 오로지 맡았을 뿐입니다. 늘 정신과 생각을 다 소모하여 넉넉하지 못한 글월을 거칠게 지었을 뿐입니다. 공적을 살핀다면 이는 다만 붓을 놀려 저 나라와 통한 엷은 수고이니 공이라 하기에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을 받음에는 깃발을 걷고 도적을 평정한 이와 함께 오르되 그들이 도리어 아래에 있습니다. 핑계 삼을 말이 없으니 낯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구차히 어둡게 무릅써 감당하면 곧 엎어짐이 따라 이를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운운. 신이 참으로 넘침을 두려워하여 사양할 것을 생각함을 아시고, 신이 사양을 꾸며 이름을 구하는 것이 아님을 헤아리시어, 밝은 명을 거두시고 다시 뛰어난 그릇을 구하십시오. 그러면 재갈과 고삐 아래에 어찌 매일 천리마가 없겠으며, 신은 울타리 사이에서 가지 하나로 넉넉한 뱁새의 분수를 지키겠습니다. 운운.
협주 1
中謝。
여기에 중사(中謝), 곧 사례하는 말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