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밀원부사 박현규(朴玄珪)가 물러나기를 비나 허락하지 않는 교서樞密院副使朴玄珪乞退不允敎書
云云。大夫當七十歲而乞身。雖則禮之常也。人主有一二臣而圖政。尤所寶者賢歟。苟或許以毛皮。譬自翦其羽翮。卿越從先代。逮事寡人。道直行方而趣尙不爲雷同。經明識博而論議皆有根據。累涉班聯之貴。歷司臺諫之權。義有可行。則扼腕申臂而直進無疑。事有堪陳。則明目張膽而極言迺已。故先試樞機之任。將擢升台鉉之司。朕之佇聽嘉謀者。固非一端。卿之進參密地者。猶無幾歲。何自徇身全之計。而遽稱病篤之辭。況今胡羯肆淫。官家多故。是縉紳憂國之日。非宰相求安之時。姑俟大平。方圖退逸。云云。
운운.
대부가 일흔에 이르러 몸을 놓아 주기를 비는 것은 예의 떳떳함이나, 임금이 한두 신하와 정사를 꾀함에 더욱 보배로 여기는 것은 어진 이다. 만일 그 털과 가죽을 벗기도록 허락한다면 스스로 제 깃죽지를 자르는 것에 견줄 만하다.
경은 멀리 선대로부터 이어 과인을 섬기기에 이르렀다. 도가 곧고 행실이 반듯하여 지향이 남을 따라 덩달아 같이하지 않았고, 경서에 밝고 식견이 넓어 의논이 다 근거가 있었다. 여러 번 귀한 반열을 거치고 대간의 권한을 맡았다. 의리에 행할 만한 것이 있으면 팔뚝을 걷고 팔을 뻗어 곧장 나아가 의심하지 않았고, 일에 아뢸 만한 것이 있으면 눈을 밝히고 담을 크게 하여 끝까지 말하고서야 그만두었다.
그러므로 먼저 기밀의 소임을 겪게 하고 장차 재상의 자리로 뽑아 올리려 하였다. 짐이 아름다운 꾀를 기다려 듣고자 함이 진실로 한 가지가 아니요, 경이 나아가 비밀한 자리에 참여한 지도 아직 몇 해 되지 않았다. 어찌 스스로 몸을 온전히 하려는 계책을 좇아 문득 병이 깊다는 말을 하는가.
하물며 이제 오랑캐가 멋대로 날뛰어 나라에 일이 많으니, 이는 벼슬아치가 나라를 근심할 날이지 재상이 편안함을 구할 때가 아니다. 우선 태평을 기다린 뒤에 바야흐로 물러나 한가함을 꾀하라.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