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 수령 손득지(孫得之)가 상중에 벼슬에 다시 나오라는 명을 사양하나 허락하지 않는 비답桂陽守孫得之讓起復不允批答
云云。夫人子之欲終喪制。固其情也禮也。宜若不可奪之。然仲尼所以制墨縗從事者。蓋亦順變適宜。而非必薄於親者也。汝早擢龍頭。榮參鷺序。忠義之誠貫乎日。遠不忘君。孝敬之性資諸天。勤於事母。頃從西掖。出守南州。方興有袴之歌。遽致枕苫之患。坐移流景。已踰百日之期。宜假吉儀。往徇一方之愛。夫何泥古而守志。不欲割愛而從權。況桂陽。殘邑也。頻遭歲儉。民有菜色。非若爾之廉平。孰能撫吾疲民哉。雖以情陳。固難頷肯。云云。
운운.
무릇 자식이 상제를 마치고자 함은 진실로 인정이요 예이니 마땅히 빼앗을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중니(仲尼)가 검은 상복을 입고 일에 나아가도록 정한 것은 대개 변고를 따라 마땅함에 맞춘 것이지 반드시 어버이에게 박하게 한 것이 아니다.
너는 일찍이 장원으로 뽑혀 영화롭게 벼슬 반열에 참여하였다. 충성과 의리의 정성이 해를 꿰뚫어 멀리 있어도 임금을 잊지 않았고, 효도하고 공경하는 성품을 하늘에서 받아 어머니 섬김에 부지런하였다. 지난번 중서성에서 나와 남쪽 고을을 지켰다. 바야흐로 백성이 그 정사를 기리는 노래가 일어나려는데 문득 거적을 베고 눕는 슬픔을 당하였다.
앉아서 흐르는 세월을 보내어 이미 백 날의 기한을 넘겼으니, 마땅히 길한 차림을 빌려 가서 한 고을의 사랑을 따라야 한다. 어찌 옛것에 얽매여 뜻만 지키며 사랑을 끊고 권도를 따르려 하지 않는가.
하물며 계양은 쇠잔한 고을이라 자주 흉년을 만나 백성의 얼굴에 굶주린 빛이 돈다. 너처럼 청렴하고 공평한 이가 아니면 누가 내 지친 백성을 어루만지겠는가. 비록 정으로 아뢰나 진실로 끄덕여 주기 어렵다.
운운.
협주 1
저본은 「方興有袴之歌」다. 백성이 수령의 선정을 기려 부른다는 오고가(五袴歌)에서 온 말이다. ―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