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3

최종번(崔宗蕃)이 감시의 시험관을 사양하나 허락하지 않는 비답崔宗蕃讓監試試員不允批答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89자 · 낭독 1.8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云云。朕以詞賦之科。網羅人林久矣。凡文墨位宰相。作予良弼者。皆從此塗而出。則豈可謂章句之技而輕品藻哉。考之惟精。則楚山無泣璞之冤。閱之非寶。則齊庭有吹竽之濫。主張是選。不曰其難。卿有祖之風。幹父之蠱。胸中學贍。洪溟巨浸不足況其淵源。筆下詞雄。震電驚雷。亦莫方其神速。早參侍從。累歷淸華。師席示嚴。望高於璧水。書筵承問。譽洽於玉堂。況玆場屋之主盟。須是文章之司命。得人於此。非卿又誰。以爾水鏡之至明。自然朱紫之易辨。寧有疑於心者。而遽陳其讓歟。云云。

운운.

짐이 사부의 과거로 인재의 숲을 그물질한 지 오래다. 무릇 글로 재상 자리에 올라 나의 좋은 보필이 된 이가 다 이 길에서 나왔으니, 어찌 글귀 다루는 재주라 하여 가벼이 매길 것인가. 살핌이 오직 정밀하면 초나라 산에서 옥덩이를 안고 울던 원통함이 없을 것이요, 살펴봄이 보배롭지 못하면 제나라 뜰에서 피리 부는 체하던 넘침이 있을 것이다. 이 뽑음을 주관함이 어찌 어렵지 않다 하겠는가.

경은 할아버지의 풍모가 있고 아버지의 일을 잘 이었다. 가슴속 배움이 넉넉하여 큰 바다와 넓은 물도 그 깊은 근원에 견주기 모자라고, 붓 아래 글이 웅장하여 번개와 놀라운 우레도 그 신묘한 빠름에 견줄 수 없다. 일찍이 임금을 모시는 자리에 참여하여 맑고 화려한 벼슬을 두루 거쳤다. 스승 자리에서 엄함을 보이니 명망이 국학에서 높았고, 경연에서 물음에 답하니 기림이 옥당에 두루 퍼졌다.

하물며 이 과거 마당의 맹주는 모름지기 문장의 목숨을 맡은 이라야 한다. 여기에 사람을 얻자면 경이 아니면 또 누구이겠는가. 네 물거울 같은 지극한 밝음으로는 자연히 참과 거짓을 가리기 쉬울 것이다. 어찌 마음에 의심할 것이 있어 문득 사양을 아뢰는가.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