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3

판사천대사 문위(文緯)가 두 번째로 물러나기를 비나 허락하지 않는 비답判司天臺事文緯二度乞退不允批答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58자 · 낭독 1.5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云云。古之王者皆立日御。攷陰陽時日。以參酌時事。然身在人間。心了天上。難莫難焉。故其炯然若攬鏡鑑面者。各於時代能有幾人耶。有如此輩告老求退。則不必限其年而肯可也。何獨日官哉。凡才而益時者亦爾。卿早窮家業。累歷朝聯。其素精椎步。則已若良弓子之能世其傳。抑旁涉文藝也。又如巨富人之兼他所有。可謂人才之備。固非日者之流。今而乞歸。能不動意。前旣不兪其請。又何再奏之爲。云云。

운운.

옛 임금은 다 날을 맡은 관원을 두어 음양과 때와 날을 살펴 그때의 일을 헤아리게 하였다. 그러나 몸은 사람 사이에 있으면서 마음으로 하늘 위를 아는 것은 어려움 가운데 가장 어렵다. 그러므로 거울을 들어 얼굴을 비추듯 환한 이가 시대마다 몇 사람이나 되겠는가. 이런 이가 늙음을 고하고 물러나기를 구하면 그 나이에 매여 허락할 것이 아니다. 어찌 날 맡은 관원만이겠는가. 무릇 재주로 그때에 보탬이 되는 이가 다 그러하다.

경은 일찍이 집안의 업을 다 익히고 조정의 반열을 두루 거쳤다. 본디 별의 운행을 헤아리는 데 정밀함은 좋은 활 만드는 이의 아들이 그 전함을 대이어 잇는 것과 같고, 또 곁으로 글과 재주에까지 미친 것은 큰 부자가 남이 가진 것까지 아울러 둔 것과 같다. 인재로서 갖추었다 이를 만하니 진실로 날을 점치는 이들의 무리가 아니다.

이제 돌아가기를 비니 어찌 마음이 움직이지 않겠는가. 앞서 이미 그 청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또 어찌 두 번 아뢰는가.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