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변(金弁)이 중서사인을 사양하나 허락하지 않는 비답金弁讓中書舍人不允批答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云云。內史之司。舍人爲重。故得五花判事之美。至有一佛出世之稱。苟非其人。曷稱斯任。汝文章博贍。志節軒昂。凡歷位於淸華。輒揚聲於顯赫。臺綱所振。朝列皆稱。糾彈蔑私。不寒而慄。議論無滯。其決如流。況乃者以一介之身。掉三寸之舌。往諭強虜。如弄孩兒。非汝之膽大於身者。孰捐性命於鴻毛。自試死生於虎吻哉。功其卓爾。賞未副焉。如或循次而官之。何有與人而異者。故擢從烏府之下列。而超授鸞臺之峻聯。猶有歉心。又何多讓。云云。
운운.
내사의 관서에서는 사인이 무겁다. 그러므로 오화판사라는 아름다움을 얻었고 한 부처가 세상에 나온다는 일컬음까지 있었으니, 진실로 마땅한 사람이 아니면 어찌 이 소임에 맞겠는가.
너는 문장이 넓고 넉넉하며 뜻과 절조가 높고 당당하다. 무릇 맑고 화려한 자리를 거칠 때마다 곧 빛나게 이름을 드날렸다. 어사대의 벼리를 떨치니 조정 반열이 다 일컬었고, 탄핵함에 사사로움이 없어 춥지 않아도 떨게 하였으며, 의논에 막힘이 없어 결단이 물 흐르듯 하였다.
하물며 지난번에는 한 몸으로 세 치 혀를 놀려 강한 오랑캐에게 가서 타이르기를 어린아이 놀리듯 하였다. 네 담이 몸보다 큰 이가 아니면 누가 목숨을 기러기 털처럼 버리고 범의 아가리에서 죽고 삶을 스스로 겪어 보겠는가.
공이 우뚝한데 상이 아직 걸맞지 않다. 만일 차례를 좇아 벼슬을 준다면 남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러므로 어사대의 아래 반열에서 뽑아 중서문하성의 높은 자리에 뛰어넘어 준다. 오히려 모자란 마음이 있는데 또 어찌 사양을 거듭하는가.
운운.